제 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5일(현지시간) 0시(한국시간 오후 2시) 시작된다. 대선 후보 교체와 피격사건 등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대선 정국이었다. 막판까지 초접전을 나타내며 예측불허의 미 대선이 이제 유권자의 선택만을 남겨놓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막판 유세를 펼쳤다. [로이터]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을 결정할 선거 본투표가 5일 오전 0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부터 미국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막판까지 경합주를 돌며 총력전을 펼쳤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해리스 부통령은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백악관 재입성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 대한 ‘심판’을 촉구했다. ▶관련기사 2·3·4·18면
초박빙의 지지율을 보여 온 두 후보는 선거 전날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 공략에 힘을 쏟았다. 펜실베이니아는 7개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가장 많아 이곳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백악관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러스트벨트(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는 노동자 계층 유권자가 많아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겼고, 2020년 대선 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승한 곳이어서 두 후보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4일 낮 스크랜턴을 시작으로 레딩, 앨런타운,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등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5곳을 도는 강행군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앨런타운 집회에서 “나는 푸에르토리코와 푸에르토리코 주민에 대한 오랜 헌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찬조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섬’이라고 표현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공포와 분열에 의해 주도된 10년간의 정치에서 새 페이지를 넘길 기회가 있고, 이제 끝났다”면서 “미국은 새로운 출발을 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동료 미국인을 적이 아니라 이웃으로 보는 새로운 길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의 싸움은 미래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 싸움은 자유를 위한 싸움이며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자유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한 스크랜턴 유세에서 “우리는 좋다”고 지지자들을 안심시킨 뒤 “투표에 나서면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연합을 구축하고,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가 우리를 구분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보자”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조국을 사랑하며 이것이 바로 이 싸움의 주제다. 이 일을 마치자”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피츠버그에서 유세를 하고 필라델피아에서 대규모 집회로 선거 운동을 마무리한다.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퍼스트 젠틀맨’을 꿈꾸는 남편 더그 엠호프가 함께한다. 마지막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도 참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예정된 4차례의 유세 가운데 2차례를 펜실베이니아 레딩과 피츠버그에 할애했다.
그는 레딩 유세에서 경쟁자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여러분은 내일 일어나서 카멀라에게 ‘우리는 충분히 참았다.
더이상 못 참겠다. 너는 미국에서 가장 무능한 부통령이다. 카멀라, 여기서 꺼져라. 넌 해고야’라고 말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출신이라며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승리가 대선 승리로 이어지는 만큼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11월 5일은 미국의 해방일”이라며 “(임기) 첫날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범죄자 추방 프로그램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내쫓을 것”이라고 재차 위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피츠버그에서 유세한 뒤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로 넘어가 마지막 집회를 갖는다. 그랜드래피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도 마지막 유세를 펼친 곳이다.
두 후보는 이날 이번 대선 캠페인을 마무리하고 약 1억6000만명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게 된다. 플로리다대학 선거연구소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4일 오전 11시 기준 전체 등록유권자 중 절반에 가까운 약 782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박빙의 접전을 벌여 승패가 결정되기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선거 분석 사이트 270투윈(270towin)에 따르면 4일 기준 전국 단위 25개 여론조사의 지지율 평균은 해리스 부통령이 48.4%,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2%로 집계됐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평균 지지율은 두 후보가 각각 48.2%로 동률을 나타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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