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5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자신들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키고 국면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은 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관련 뉴스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합동참모본부가 이례적으로 북한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1년여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도발에 이어 5일, 다시 닷새 만에 다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에 나선 것을 두고서다.
군은 닷새 전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한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검토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리고 5일 설명에 나선 합참 관계자에게 다시 묻자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여부를 저희가 나서서 선전해줄 필요는 없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안다”며 “발사에 실패했으면 (설명을)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설명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수준의 미사일 도발은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들이 감추고 싶었던 러시아 파병이 드러난 상황에서 파병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키고 국면전환을 시도하려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북한이 오늘 발사한 미사일은 포착된 여러 제원을 고려할 때 600㎜ 대구경 방사포로 추정된다”며 “미사일 발사 직전 김여정 담화 등을 고려할 때 지난 주말 B-1B 전개를 포함한 한미일 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의 무력시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경의·동해선 남북연결도로 폭파에 이어 ICBM 발사, SRBM 발사 등 연속적인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과 위기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특히 SRBM은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으로 도발시 즉각 응징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발사지점이 평양 남쪽 사리원”이라며 “소형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방사포를 임의지역에서 기동해서 여러 발 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극초음속미사일, 우주발사체 발사, 잠수함발사탄도·순항미사일(SLBM·SLCM), 7차 핵실험 등 전략적인 도발과 서북도서나 접적지역 총포격, 무인기침투, GPS 전파교란 등을 꼽았다.
사실상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줬던 거의 모든 도발 사례를 언급한 것인데 이에 대해 과거와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묻자, 합참 관계자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 대선 직전 시기에 한반도 위협을 높이면서 미국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그동안 준비해왔고 그런 과정에서 핵무력도 원거리에 이어 단거리 타격 능력을 상당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한 나라의 군대가 외국에 파병되는 것은 엄청 큰 일”이라며 “자신들이 들키고 싶지 않은 것이 노출됐다. 파병 변수까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핵 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있냐는 질문에는 “3번 갱도의 활동은 항상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며 “임박한 징후는 없지만 반대로 안 한다는 징후도 없다. 상시 가능하다는 게 저희 입장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하던지 요격하고 타격할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대공 유도탄과 지대지 미사일 발사훈련, 한미 연합훈련을 이번 주 내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egend1998@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