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공극 조정된 광전극의 모식도. 제작된 광전극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글리세롤을 글리세르알데하이드로 변환시킨다.[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태양에너지를 활용하여 산업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드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선 광전극이 충분히 긴 시간 동안 성능을 유지해야 하지만 지금까지의 태양에너지 변환 시스템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했다.
국내 연구진이 저렴하면서도 효율성과 안정성이 높은 소재를 이용해 장시간 고부가가치 물질 생산이 가능한 태양에너지 변환 시스템을 선보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부 이상한 교수 연구팀이 산업폐기물인 글리세롤로부터 화장품이나 항암 항생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글리세르알데하이드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 변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글리세롤은 주로 환경친화적인 바이오디젤 연료의 제조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산물로서 현재 과도한 공급에 의해 많은 양이 바이오매스로 폐기되고 있다.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활용 가치가 없는 물질도 쉽게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작업은 매우 도전적일 뿐만 아니라 폐기물에 의한 시스템 오염은 장시간에 걸친 태양에너지 변환 시스템의 구동을 저해한다. 그러므로 광전기화학 반응을 통한 산업폐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실용화하기 위해선 장시간 구동되는 동안 성능 저하 없이 고부가가치 생성물 변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상한(왼쪽부터) 교수, 정윤성, 김승환 석박사통합과정.[GIST 제공]
연구팀은 산소 공극 제어 기술을 도입해 광전극 표면에 국한된 산소 공극 제어에 성공했다. 기존 시스템이 3시간 동안 구동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 이 기술이 접목된 광전극을 사용한 태양에너지 변환 시스템은 18시간 이상 86.1%의 생산물 변환 효율을 유지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글리세롤 대상의 태양에너지 변환 시스템 관련 연구 결과 중 최고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글리세롤로부터 글리세르알데하이드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산화반응과 함께 발생하는 환원반응을 이용한 그린 수소의 생산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산업폐기물 변환과 동시에 수소 생산이 가능한,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시스템 구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상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산업폐기물 변환에서 큰 이슈인 효율성 및 안정성 문제를 극복했으며, 특히 이를 기반으로 태양에너지 변환 시스템은 폐기물 고부가가치화 및 수소 생산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응용물리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10월 24일 온라인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