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무면허 사고 후 역주행 한 20대 여성이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 강남에서 면허 없이 부모 차를 운전하다 8중 추돌사고를 낸 20대 여성이, 시민의 제지에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버티다 오토바이 운전자까지 쳤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사고를 일으킨 20대 여성 김모 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40분께 무면허로 모친 소유의 차를 몰다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에서 오토바이·자동차 등 8중 추돌·역주행 사고를 일으켜 구속됐다. 또 이보다 40분 전인 1시께에는 송파구 거여동 이면도로에서 아이를 태운 유아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났다.
8중 추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유치열(28) 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도와달라"는 피해자의 외침을 듣고 김 씨를 제지하기 위해 도로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는 "김 씨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나무를 박길래 멈추려고 다가갔는데 앞뒤 문이 모두 잠겨있었다"며 "누구한테 계속 전화하면서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가려고 했었다. 김 씨가 갑자기 후진하더니 오토바이 운전자를 또 박았다"고 했다.
유 씨는 잠시 뒤 다시 김 씨의 차량에 다가가, 반쯤 열린 운전석 문을 붙잡고 김 씨에게 나오라고 손짓했다고 한다. 유 씨는 "빨리 나오시라고 손짓도 하고, 말도 몇 번씩이나 했는데 계속 누군가한테 전화하면서 '문을 닫으라'고 했다"며 "'안 나갈 거니까 빨리 문 닫으라고. 나 안 나간다, 알아서 할 거다' 이러면서 계속 '문을 닫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유 씨는 결국 강제로 운전석을 비집고 들어가 직접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했다. 그는 "운전자가 여성이다 보니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며 "(김 씨가 차에서 안 나오려 하니) 차 키를 뽑은 다음 움직이지 말고 그 안에 있으라고 하고 문을 닫았다"고 했다. 유 씨는 이후 도착한 소방관에게 차 키를 건네주고 현장을 떠났다.
지난 2일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8중 추돌사고[온라인 커뮤니티]
김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구속됐다.
김 씨는 운전 학원에 다녔으나 면허를 한 번도 취득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모친의 차를 운전한 적이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에서 "불면증이 있어 신경 안정제를 먹고 운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현장 조사 결과 김 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 씨는 사고 직후 차 안에서 모친에게 전화를 걸었고, 모친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건드리지 말고 시동 꺼"라고 말하자 김 씨는 "시동 끄는 걸 몰라. 어떻게 꺼"라고 답하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JTBC에 따르면, 김 씨 어머니는 "(사고 당일)문이 열려 있더라. 그래서 내려갔더니 (김씨가) 차를 끌고 갔다. 차 세우고 비상등 켜고 차키 빼고 무조건 서 있으라고 그랬더니 '나 운전할 수 있어'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김 씨의 어머니는 딸이 7년째 정신과 약을 복용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각이 보이고 환청이 들리고 헛것도 보인다 그러고. 병원에 한번 입원시키려고 했었다. (구급차에 태우다) 제가 다 맞아서 입술까지 막 다 터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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