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트럼프 2기 시대가 다가오면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재정적자 감축에 관심이 없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히려 국채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면 채권 값은 떨어지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올라간다.
여기에 관세 인상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의 추가적 기준금리 인하도 요원해졌다. 당분간 채권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세계의 기준인 미국 국채 시장이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도 당분간 이 추세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960%에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3.134%로 6.1bp 올랐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5.2bp, 4.1bp 상승해 연 3.023%, 연 2.980%로 장을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3.038%로 3.9bp 상승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3.7bp, 3.5bp 올라 연 2.948%, 연 2.865%를 나타냈다.
글로벌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10bp 넘게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18bp 상승한 4.471%를 기록했다. 7월 이후 최고치다.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중 4.309%로 8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4.6%로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고채 금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급격하게 올랐다.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전반이 금리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약에서 감세 정책을 강조했다. 세수 감소 요인인데, 재원 조달에 대한 방안은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국채를 더 찍어낼 가능성이 크다. 채권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간다. 수요가 비교적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뛰는 금리를 급하게 잡으려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미국 중앙은행이 매입하면서 인위적으로 금리를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이는 결국 돈을 더 찍어낸다는 소리와 다름이 없다. 결과적으로 그 부담은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된다. 관세 인상에 따른 상품 가격 상승압력도 마찬가지다. 미국 중앙은행 입장에선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시장은 당장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보다 어려워질 수 있단 예측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 중 9곳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1월과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하는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르면 12월부터 동결이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기 시작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는 한국 시간으로 6일 오후 5시 40분 기준 12월 베이비스텝을 택할 확률은 68.4%다. 하루 전(79.6%)보다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