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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예상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미국 직구(직접 구매) 매력도가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들어 6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미국 직구 규모가 더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미국 온라인쇼핑 직구액은 1조2685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8524억원) 대비 5839억원 대폭 줄었다. 2022년 이후 3년째 감소세다.
4분기 상황을 봐야 하지만, 연간 감소폭으로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최대 수준이다.
미국 해외직구액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때마다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2016년에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뛰면서 1208.5원을 기록하자, 해외직구액이 전년(2015년) 1조2284억원에서 1조2225억원으로 59억원 줄면서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이후 달러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1100원대까지 내려가자 다시 미국 직구액이 늘어났다. 연평균 환율이 1185.5원을 기록한 2021년에 미국 직구액은 2조1050억원으로 통계청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2021년 말 미국의 금리 인상과 물가 폭등으로 직구 규모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2년 고금리와 채권시장 자금 경색 사태로 국내외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267.3원으로 뛰었고, 직구액 역시 1058억원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289.4원으로 더 오르면서 미국 직구 규모도 1468억원 줄어든 1조8524억원으로 나타났다.
올들어선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를 웃돌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자 직구 규모가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으로 뛰면 미국 직구액은 더 크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전체 온라인 쇼핑 해외직구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72.7%에서 올해 3분기 22%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3.7%에서 59.1%로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카드업계는 환율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022년부터 미국 직구족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영향도 있지만 미국 내 물가가 뛰면서 국내와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점도 있다”면서 “지금은 아멕스·비자 등 국제 결제사가 주도하는 이벤트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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