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단지 모습 [사진=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재건축 시 벌어지는 단지 내 상가와 분쟁이 분양, 입주를 마치고 까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서울 강남 한 대단지 재건축 조합은 개발이익금을 두고 소송전이 벌어졌는데 법원이 1심에서 상가 측 손을 들어줘 갈등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재건축조합은 개포주공1단지 상가재건축위원회 에 총 1494억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1심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조합에 종전평가시 포함된 상가 땅값과 별도로 910억원을 더한 금액을 지급하라며 관련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하라는 등 ‘원고일부승’ 판결을 내렸다.
이번 갈등은 2016년 협약이 시초였다. 당시 재건축 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하면서 상가 면적 중 약 3098㎡에 대해 신축 아파트 부지로 활용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상가위원회와 체결했다. 과거 1층에만 위치했던 상가들이 재건축 이후 1층 그리고 지하 등으로 옮겨지면서 상가가 필요로 하는 대지면적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상가가 기여한 대지의 개발이익에 대해서는 전부 상가 조합원들에게 돌려준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포함시켰다. 그 후 2020년 2월 상가가 제공한 대지의 가치는 910억원으로 확정됐고, 상가위원회는 이 금액 전부를 상가조합원에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은 상가조합원들의 종전자산을 평가할 때 상가 측 제공 대지(약 3098㎡)까지 포함해 액수를 정했다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상가에 지급해야 하는 910억원 가운데 584억원은 이미 종전평가액에 선반영됐으니 나머지 326억원만 지급하면되는데 이미 제공한 대지에 대한 개발이익금을 또 달라고 하는 것은 ‘이중이득’이라는 주장이다 .
조합 측은 “재판부 판결 논리라면 584억원이 이중으로 계산돼 상가에 지급규모가 910억원에 아니라 1494억원이 된다”며 “1심 판결 결과에 불복해 항소 예정”이라고 조합원들에게 전했다.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지어진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6702가구 대단지로 개포에서 가장 가구 수가 많다.
한편 올해 법 정비로 일명 ‘상가 쪼개기’가 어려워지고, 최근 재건축 아파트 상가 보유자가 새 아파트 받으려면 조합원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는 대법원 판결도 나오면서 상가 관련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미 사업이 추진 중인 단지들은 여전히 상가와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아파트 6, 7차는 상가를 제척하고 재건축하기로 결정하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초구 진흥아파트도 재건축 지분율 문제로 상가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재건축 시 상가를 빼고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데 단지 내 상가가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경우는 또 다르다”면서 “후자의 경우 상가가 영업을 이어가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협상이 매우 어렵고 그러다보니 사업 기간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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