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서울 광화문점에 진열돼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작품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바탕으로 만든 동명의 이탈리아 연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다.
연극 채식주의자는 이탈리아 극단 INDEX의 연출가 겸 배우인 다리아 데플로리안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에 극으로 기획한 작품이다. 이날부터 16일까지 파리 17구의 오데옹 극장에서 8차례 공연한다. 노벨문학상 수상과 맞물리면서 모든 회차의 표가 매진됐다.
데플로리안은 전날 리허설 뒤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2018년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너무 마음에 들었다”며 “매우 보편적인 방식으로 세상의 폭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인공 영혜에 대해 “다른 사람이 결정한 삶이 아니라 내가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사람”이라며 ”굉장히 신비롭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영혜 역을 맡은 배우 모니카 피세두도 “영혜는 너무 인간적이고, 내면에 질문이 가득하다. 자신이 있는 곳이 아니라 항상 다른 곳에 가 있다. 그래서 (무대에서) 많은 걸 신경써야 했다”며 “힘들긴 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피세두는 한국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지만 유럽 관객들에게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녀(영혜)의 상황은 세상의 다른 여성들의 상황이기도 하다. 그녀는 혼자이고, 누구와도 대화할 사람 없이 이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 한다”며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피세두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대해 “한강은 훌륭하고 위대한 작가이자 여성”이라며 “한강 소설의 힘, 평범하지 않은 것을 인정해줘서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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