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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김민지 기자] ‘트럼프 2기’ 출범으로 한국증시 소외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세인상 등 통상 압박으로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2%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전문가들은 결국 주주환원을 강화해 증시 자체 체력을 길러야한다고 조언한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7일 기준 국내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규모는 올 들어 340억273만달러 증가했다. 미 증시가 오르면서 가격상승 효과도 반영됐지만, 1월부터 8월까지 매달 이어진 순매수세로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다. 보관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013억6570만달러(약 142조원)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3달 연속 ‘셀(Sell) 코리아’다. 상반기 국내 증시를 역대 최대 규모(약 23조원)로 순매수했지만 8월부터 월별 기준 순매도세로 전환됐다. ▷8월(-2조7479억원) ▷9월(-7조4278억원) ▷10월(-4조2414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달(4일·32.31%)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증시 소외현상은 주요국 대비 매력(수익률) 뒤처지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최근 2500~2600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월2일 전세계 증시가 폭락한 이후 코스피는 석 달간 –7.7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푸어스500(9.66%), CSI300(20.24%), 니케이(3.37%) 등 미·중·일 주요 지수는 반등했지만 한국만 뒷걸음질 쳤다.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력 우려로 외국인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도주마저 부재해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2기는 국내 증시에 불안 요인이다. 미·중 간 관세 전쟁에 따라 교역이 위축될 경우 대미․중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수출 동력 악화가 우려되면서다. 중국 수출 비중 20%가 넘는 중국 경제가 둔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산업 반등에도 제약이 걸린다. 달러 강세에 따른 물가 불안은 가계 및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이다. JP모건·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지난달 말 제시한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3%다. 트럼프 당선으로 시장에서는 1%대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세는 기본적으로 수출 주도형으로 성장하는 우리나라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환율 측면에서도 미국 달러가 강세 보이고 있는 만큼 미국 주식 이민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에도 불구 미국 경제 자체가 잘 버티고 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쪽으로 가는 방향”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결국 주주환원에 따른 투자 유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는 구조적으로 안 좋고 수출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큰 반전에 대한 기대는 부족하다”며 “오히려 주식친화적인 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봤다. 이남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들이 어떤 변화를 보일 지가 외국인투자자들의 큰 관심사”라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상법 개정(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보호)이 국회 문턱을 통과할 경우 외국 자금들이 빠져나가는 게 다시 들어올 수 있는 큰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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