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진상조사단 1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씨의 경남 창원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 “아무런 공적 직책과 권한이 없는 명 씨가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에 깊숙이 관여한 데는 그동안 친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소통해온 김 여사가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내 ‘창원산단 등 국정개입 의혹 조사본부’ 소속 염태영·전용기·김기표·허성무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산단 후보지 선정 비리 의혹은 이제 근거 없는 주장으로 치부할 수 없는 권력형 부패 사건이 된 것처럼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명 씨는 창원산단에 대해 단순히 제안을 한 것이 전부인 것처럼 말했으나, 창원산단 발표 5개월 전인 2022년 10월경 창원시 공무원들로부터 대외비 문서를 보고 받았고, 2022년 11월 23일 국토부 실사단이 왔을 땐 직접 안내를 했으며, 후보지 발표 하루 전에는 강혜경 씨에게 현수막 제작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정책을 제안한 국민이 지방정부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고, 정부 부처 실사단이 오면 직접 안내도 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상식인지 의문”이라며 “아무리 숨는다고 한들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진상조사단 1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앞서 명씨가 지난 9일 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제가 땅 한 평을 샀느냐. 제 주변 사람 (중 땅을 산 사람이) 있느냐”고 말한 것에 대해선 “올해 10월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혜경씨가 ‘주변 사람들한테도 땅을 사라고 권유했고, 저한테도 땅을 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며 “명 씨와 사업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온 강 모씨가 신규 창원산단 발표 직전과 직후, 부지 인근에 8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2700여평 규모로 땅을 산 의혹도 제기됐다”고 반박했다.
산단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 거래 정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들은 “2023년 1~3월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77건 중 69건(89.6%)의 거래가 개발제한구역에서 이루어졌다”며 “개발제한구역 거래가 이렇게 활발한 것이 정상적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2022년 5월부터 12월까지 158건이었던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건수도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 동안 210건으로 폭증했다”며 “368건의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건수 중 산단에 편입된 경우는 102건이었는데, ‘매매’ 66건 중 9건은 2명 이상이 1개 필지를 함께 산 지분매입 형태이고, 한 번에 두 필지 이상 ‘토지쇼핑’을 한 경우도 13건에 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기꾼들의 개입 가능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 의원들은 “김영선 전 의원은 명 씨에게 ‘총괄본부장 명함’을 파준 것도 이번에 알았다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명 씨가 허위로 공직자 행세를 하며 산단 정보를 보고받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총괄본부장 명함이 있었다고 한들 산단 정보를 보고받을 자격이나 공적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창원시가 명 씨 제안으로 창원 의창구 대산면을 산단 지역으로 추진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이곳은 농업보존가치가 높아 산단으로 지정되기 어려워 최종 부지에서 제외됐었는데, 창원시가 기본적인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명 씨 말만 듣고 산단 지정을 추진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사업에 대한 부당한 개입 정황이 드러난 이상, 민주당은 이 사건의 실체를 끝까지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