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시위 학생들을 향해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 [SNS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재학생들의 시위가 최고조에 이른 동덕여대에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온라인 상에 올라 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작경찰서는 전날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작성자의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 추적에 나섰다.
전날 오후 X(엑스·옛 트위터)에는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이 올라와 급속하게 퍼졌다.
동덕여대 조용각 이사장의 흉상이 재학생들이 투척한 날계란, 토마토 케첩 등으로 얼룩져 있다. [SNS 갈무리]
해당 게시물에는 흉기를 손으로 쥐고 있는 사진과 함께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벌이고 있는 시위를 언급하며 칼부림을 예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날 오후 1시, 1시 50분, 3시 30분께 X에 각각 올라 온 게시글에는 "남자를 XX으로 봄", "가방에 흉기 꺼내서 휘두르는 거 일도 아니다", "흉기로 다 찔러 죽여버릴테니 이런 시위 하지마라", "저승에서나 해라" 등 여성 혐오에 바탕한 위협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에서 항의하며 교문을 막고 서 있다. 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
동덕여대 관할인 종암경찰서 관계자는 "이미 시위 사태로 인해 현장에 경찰이 많이 나가 있는 상황이며, 해당 신고 이후 더욱 주의를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교정에서는 연일 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건물 앞에는 근조화환이 줄 잇고 있고, 날계란과 페인트를 투척한 흔적도 곳곳에 남아있다. 총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대학본부는 여자 대학의 존재 의의를 다시 한번 상기하라"며 "(학교 측의) 무모한 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거론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항의하며 문을 막고 서 있다. 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
동덕여대 측은 확정된 사안이 아닌 하나의 아이디어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공학 전환은 학교의 발전계획안인 '비전 2040'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라며 "그 이후 발전된 게 하나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남은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여대, 이화여대 등 7곳이다. 한양여대를 비롯한 전문대를 더하면 모두 14곳이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