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그만두고 싶어 "아내가 죽었다"며 거짓말한 직원. 업체에 출근한 직원이 흐느껴 울고 있다. [JTBC 사건반장]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일을 그만두기 위해 아내가 죽었다고 거짓말까지 한 자동차 정비소 직원의 사연이 공개됐다.
13일 JTBC에서는 경기도 평택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제보자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16년차 자동차 정비사로 업계에 있으면서 사람 보는 눈이 생겼다고 믿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 생각이 산산이 부서졌다고 했다.
A씨가 문제의 직원 B씨를 채용한 것은 지난 8월이었다. B씨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자동차 정비에 뜻이 생겼다는 30대 중반의 남성이었다. 정비 경험이 없어 걱정했지만 좋은 인상을 받아 채용하기로 했다.
B씨는 차량을 후진하다 차량을 3대나 파손하고, 손님 차량 엔진을 고장 낼 뻔 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근무 시간에 본인 차량을 수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A씨는 필요한 장비를 지원하며 도왔다.
그러다 10월 말, B씨는 '아내가 숨졌다'며 퇴사를 요청했다. A씨는 B씨에게 전화해 흐느껴 울며 "아내가 다른 지병을 저한테 숨겼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용히 가족장으로 정리하기로 해서 빈소나 조문은 따로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B씨가 퇴사 통보를 한 날은 월급날 오후였다. 오전에 월급을 받자마자 그만 두겠다고 한 것이었다. 7일 유급 휴가까지 준 A씨는 석연치 않은 마음이 들어 '사망진단서나 영정사진이라도 좀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B씨는 "사망신고를 아직 안 했다", "(서류를) 못 내겠다. 와이프 살점을 떼는 느낌", "그냥 나쁜 놈 하고 거짓말쟁이 하겠다. 못 내겠다"며 거절하다 계속된 요청에 결국 "거짓말했다"고 고백했다.
B씨는 '예전부터 그만두고 싶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혼날까 봐 두려웠다', '가족 핑계로 그만두겠다고 하면, 내 욕심도 지키고 아름다운 이별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라고 사과했다.
A씨는 "(직원이 배우자 부고를 전했을 때) 직원들 모두 울었다"며 "이번 일로 너무 충격받았다. 이렇게까지 연기를 할 수 있나. 해당 직원 뽑은 것을 너무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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