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최근 강원도 정선군 공무원들의 고깃집 40인분 '노쇼(no-show·예약 부도)'에 이어 전북 김제시에서도 공무원 40명의 노쇼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가운데, 사건이 알려진 이후 피해를 입은 식당에 손님이 몰려 '돈쭐(돈과 혼쭐을 합성한 신조어·매상을 올려 혼내주자는 뜻)'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쇼 포스팅(글 게시)후 일요일 당일 구름떼처럼 밀려드는 SNS 친구들, 먼 거리를 달려와 준 오랜 단골들, '우리가 가서 응원해 주고 위로해 주고 힘을 줘야 한다'며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들로 오픈 이래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며 "매장은 가득 메워졌고, 발길은 밤이 되도록 끝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뜨거운 한줄기 뭉클함, (이밖에) 더 무엇이 필요할까"라며 "'인생사 새옹지마'라더니 이번 한주 희망과 사랑을 봤다"면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주말내내 저로 인해 유쾌하지 않으셨을 또 다른 많은 분들께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A씨는 '노쇼'를 한 관계자가 정중히 여러 차례 사과했고 만남을 앞두고 있다며 "배상은 아주 적은 일부 금액이지만 돈의 크고 작음은 중요치 않다"고 밝혔다.
전북 김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와 식당 예약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일부. [A씨 페이스북 캡처]
앞서 전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또 발생한 공무원 40명 노쇼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됐다. 글은 A씨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공무원들의 노쇼 사건을 폭로한 내용을 캡처한 것이었다.
A씨는 당시 글에서 예약자가 몇 번이나 식당에 전화해 신경써달라고 부탁해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직원 둘을 대동해 4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는데, 예약시간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가 A씨가 전화하자 "깜빡했다"며 사과도 없이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에 이용하겠다는데 어떻게 응대해야 하느냐"며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온다. 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였으면 족했는데 슬프다.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큰 행사를 주관하다니 참으로 걱정이고 망신"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성의 있는 답변이 없다면 행사 주관자와 대행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앞서 10월에도 강원도 정선군청 소속 공무원 40여 명이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 단체 예약을 했다가 노쇼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후 군은 노쇼 사건이 발생한 데에는 워크숍 일정 전반을 위탁한 컨설팅 업체의 실수가 있었다면서 "예약 신청 주체를 떠나 공공기관과 그 소속 구성원은 신뢰성 등 무한 책임이 부여된다"며 "최종적으로 교육 컨설팅 업체에서 모든 실수 등을 인정하고, 해당 고깃집 주인분과 30일 합의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10월 28일 공무원들의 '노쇼' 피해를 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고깃집.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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