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황병서 총정치국장 한국방문 이후 침묵모드
뉴스종합| 2014-10-06 10:16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비서가 4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뒤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황 총정치국장 등이 돌아간 뒤 이틀째인 6일 오전까지도 이들의 한국에서의 활동이나 귀환에 대한 소식을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노동당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주체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떨친 자랑스러운 아들딸들을 열렬히 축하한다’며 북한 아시안게임 선수단의 귀환소식은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황 총정치국장 일행 소식은 일체 다루지 않았다.

이는 조선중앙통신이 4일 오전 9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차수 황병서 동지가 4일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즉각적으로 보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단지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5일 “평양에서 민족 화해의 사절들이 내려와 북남관계 개선의 단초가 만들어진 것만큼 이제 공은 서울의 청와대에 넘어갔다”며 황 총정치국장 한국 방문에 대응해 남한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 전부이다.

조선신보는 또 북한 대표단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장관 등과 오찬회담을 가진 것과 관련, “동족대결의 언동이 문제시 돼 이제까지 북에서 비난 대상으로 돼 온 인물들이지만 대화는 새로운 높이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북한 공식언론들이 황 총정치국장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동안 강하게 비난하던 김 실장과 류 장관 등과 만난 사실을 주민들에게 어떻게 정리해 공개할지를 놓고 고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황 총정치국장 등을 인천에 보낸 것은 외부용이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내부에는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미 황 총정치국장 등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을 공개한 상황이기 때문에 감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보고 등 여러 가지 내부 사정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