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단 출발…일부는 구급차로 이동
뉴스종합| 2014-02-20 10:47
류길재 통일부 장관(왼쪽)이 20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참석을 위해 금강산으로 향하는 이영실(88) 할머니가 눈물을 글썽거리자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초 공동취재단=헤럴드경제 신대원 기자] 남측 이산가족 상봉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8명 등 140명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금강산으로 출발했다.

남측 이산가족은 이날 오전 60여년 동안이나 헤어졌던 가족을 만난다는 설렘에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곧바로 이동 차량에 탑승해 고성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금강산으로 향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자들이 전날 집결해 묵은 속초 한화콘도에서 이들을 배웅했다.

류 장관은 최고령자인 김성윤(96) 할머니에게 “어제 잘 주무셨냐”고 인사를 건네고, 김 할머니가 “마음 푹 놓고 잤다”고 답하자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작은 것입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또 최정호(91) 할머니의 휠체어를 이동차량까지 끌어준 뒤, 최 할머니가 눈물을 훔치자 손을 잡은 채 “이제부터 시작인데 벌써 우시면 어떡합니까. 가서 더 우실텐데”라며 위로하기도 했다.

전날 감기증세가 악화돼 이동식 간이침대에 누운 채 상봉단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등록수속을 마쳐 안타까움을 자아낸 김섬겸(91) 할아버지도 구급차에 몸을 싣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할아버지께 여쭤봤더니 돌아가시더라도 금강산에서 돌아가시겠다면서 아들과 딸을 만나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하셨다”며 “일단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가기로 했다. 다만 전체 상봉일정을 소화하실지는 건강상태를 계속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신자(83) 할머니도 구급차를 이용해 이동했다.

남측 상봉대상자들은 이날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열리는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북한 가족 178명과 2박3일 동안 6차례 총 11시간에 걸친 짧은 만남을 가지게 된다.

오는 23∼25일에는 북측 이산가족 상봉대상자 88명이 남측 가족 361명을 똑같은 일정으로 만나게 된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