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남북 민간교류 봇물…8년만에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
뉴스종합| 2015-10-28 08:57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8ㆍ25 남북 고위급접촉 합의의 첫걸음이었던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순조롭게 마무리된 데 이어 남북 민간 교류ㆍ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북한 조선직업총동맹(직총)과 평양에서 개최하는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28일 이스타항공 전세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했다.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는 노무현 정부 때였던 지난 2007년 4월 경상남도 창원에서 열린 이후 8년여만이다.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이어 8년만에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가 성사되는 등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으로 온실용품과 비료 등을 전달하기 앞서 환송식에 참여한 안유수 이사장 등 에이스경암 관계자. [사진=에이스경암 제공]

김동만 한노총 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등 양대 노총 소속 162명은 이날부터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에 참가한 뒤 31일 귀국할 예정이다.

양대 노총의 이번 방북 인원은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취해진 5ㆍ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최대규모다.

정부 관계자는 전날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를 승인하면서 “순수 체육교류 행사이고 8ㆍ25 합의 이후 민간교류가 활성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4월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 실무접촉에 대해 순수한 문화교류가 아니라면서 정치적 이유로 불허했던 것과 달라진 셈이다.

이는 8ㆍ25 합의 이후 남북관계가 유화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민간 교류ㆍ협력은 산림ㆍ농업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고건 전 국무총리가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민간단체 아시아녹화기구는 북한 산림녹화를 위해 묘목 2만3000그루와 종자 4t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방북한 고 전 총리는 평양과학기술대학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계기로 북측과 산림녹화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법인 에이스경암도 27일 사리원 지역에 텃밭과 온실용품, 비료 등을 전달했다. 에이스경암은 지난 4월에도 5ㆍ24 대북조치 이후 처음으로 민간단체로서는 처음으로 비료 등 컨테이너 22대 분량의 물자를 지원했다.

남북 민간 교류ㆍ협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예산 시정연설에서 “70년 동안 끊어져 있는 남북 사이의 길을 잇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교류와 협력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내년부터 경원선 복원사업을 본격화하고 유적지 공동발굴 사업과 문화ㆍ체육을 비롯한 민간차원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가겠다”고 밝혔다.

한 북한전문가는 “일단 8ㆍ25합의에 따라 이산상봉이 이뤄지고 민간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라면서 “다만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당국회담 등 당국 차원의 대화가 있어야 하는데 선물을 원하는 북한을 어떤 식으로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