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노 딜’ 정상회담에 다시 주목 받는 문정인의 입
뉴스종합| 2019-02-28 17:48
[연합뉴스]


- 文 “영변 플러스 알파 해체해야 미 의회 설득”

- 탑 다운 협상 특성 상 불가피한 파열음

- 트럼프-의회 갈등이 변수



[헤럴드경제]비핵화 과정에서 중대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였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빅딜’에 실패하고 북한과 미국 모두 빈손으로 돌아서게 되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예견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영변+α’와 제재 해제를 위한 의회 설득이 이번 협상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통찰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협상이 결렬된 이후 백악관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하면 북미 양측은 영변 핵 재처리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의 폐기와 전면 제재 해제를 두고 ‘빅딜’을 시도하다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핵을 폐기하라”고 요구하자 김 위원장은 “그러면 모든 제재를 해제하라”고 응수 했고 미국 측은 “폐기 전에 제재 해제는 어렵다”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영변 핵시설 외 알파를 원했고 북한은 모든 제재 해제를 원했지만 우리가 준비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영변 외에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영변 외 핵 시설은 우라늄 농축 시설인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 보면 이같은 파열음은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정상회담을 12일 앞둔 지난 15일 문 특보가 캐서린 스티븐슨 전 주한미국대사와의 좌담회와 특파원 간담회에서 “영변 플러스 알파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김위원장이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의회와 전문가와 언론을 설득하겠냐”고 지적한 것.

그는 “농축 우라늄 시설이나 원심 분리기 생산 시설, 또는 육불화 우라늄 등에 대해서도 검증 가능한 해체를 하게되면 미국도 상당히 큰 양보를 할 것”이라며 “상당부분의 제재 완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다만 문 특보는 “북에서 영변 영구 폐기와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일괄타결보다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스몰딜’ 또는 ‘미들딜’ 수준의 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예측 대로 이번 협상의 핵심은 담판 당사자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담판 자체보다 대내적 설득이 핵심 변수가 됐다. 실무자 협상부터 국내 여론 설득을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하는 ‘바텀 업’(bottom-up) 방식의 협상과 달리 양국 정상이 합의에 직접 나서는 ‘탑 다운’(top-down) 방식으로 협상에 의한 만큼 대내 설득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상존했다.

관건은 미국 의회다. 회담 당일 미 하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 였던 마이클 코헨이 불리한 증언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외 협상에 대한 비준은 상원의 권한인데 지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과반수를 수성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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