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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재개한 화력격멸훈련…압도적 화력으로 적 초토화
뉴스종합| 2023-05-25 18:04
F-35A가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공중기동하며 플레어를 발사하는 장면.[제공=국방일보]

[헤럴드경제=(포천)오상현 기자]“우측 상공을 봐 주십시오. 대한민국 최신예 전투기 F-35A가 적 지휘부를 타격하기 위해 진입하고 있습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관람석 오른쪽 하늘로 쏠렸다.

F-35A 전투기가 플레어를 쏘며 기동을 펼치고 뒤따라 들어오는 KF-16 전투기가 MK-82 항공탄을 관람석으로부터 3.5km 떨어진 표적에 떨어졌다.

잠시 붉은 불빛이 일더니 엄청난 폭음과 진동이 밀려왔다.

국방부는 25일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은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전동진 대장 주관으로 실시했고 육군 5군단장 김성민 중장이 지휘했다.

공개모집을 신청한 국민참관단 300명을 포함해 2,000여 명의 참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전훈련과 본훈련, 장비관람 순서로 약 130분간 진행됐다.

사전훈련은 ‘자주국방 발전사’와 육해공군, 해병대의 위용을 영상으로 보여준 뒤 군집드론 비행과 특전사 고공강하 훈련을 보여줬다.

영상이 끝나자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훈련장 관람석 앞쪽에 4개의 불기둥이 치솟았다.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을 받은 상황이다.

한미연합의 정찰자산으로 적 포병 도발의 원점을 확인하고 공중전력이 투입됐다.

KF-16 전투기와 FA-50 전투기가 MK-82 항공탄을 투하했다.

이어 다련장과 포병 화력이 일제히 불을 뿜어 적의 포병부대, 도발 원점을 타격했다.

잠시 뒤 GOP일대에서 북한의 지상부대가 공격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격을 받은 우리 군은 정찰드론과 소총사격드론, 자폭드론으로 구성한 군집드론을 투입해 적 지역을 정찰하고 타격했다.

특히 정찰과 동시에 적의 지휘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자폭드론이 처음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배낭에 넣어 다닐 수 있는 자폭드론은 작전반경이 10km에 달하고 영상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자폭드론의 폭파를 신호탄으로 천호와 아파치헬기 4대의 30mm 기관포가 일제히 적 지휘부와 지상부대를 타격했다.

이어 포병화력이 남아있는 적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중 전투기에서 투하 된 MK-82 항공탄으로 적 진지가 초토화되는 장면.[제공=국방일보]

전면적인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우리 군은 반격작전을 개시했다.

이른바 ‘불굴의 자유 작전’

반격작전은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전면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 지휘부와 핵심시설의 정확한 위치와 이동경로 파악이다.

E-737이 가장 처음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어 RF-16 전술항공 정찰기가 적의 대공방어시스템을 회피하기 위해 전술기동을 하고 대공미사일을 따돌릴 수 있는 플레어를 뿌리며 등장했다.

역시 적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작전 때문이다.

이어 UAV 등 군단 정찰 자산이 적의 지휘시설과 핵심표적을 식별했고 이 표적을 한미연합의 공중전력으로 타격했다.

F-35A 와 KF-16 전투기가 적의 지휘소와 미사일 기지를 파괴하고 기동부대 공격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발사를 시작으로 육군의 K808 장갑차와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 KAAV, 미군의 화생방정찰장갑차 NBCRV가 좌우측으로 전개하며 기동했다.

위협을 식별하기 위한 정찰활동을 펼쳤던 것이다.

이어 K-2전차가 진격하며 적진을 향해 불을 뿜고 KF-16과 FA-50, F-15K가 근접항공지원을 했다.

기동하던 부대의 드론이 잔적을 발견하자 ‘사거리 전투’가 실시됐다.

사거리 전투는 드론 등 정찰자산으로 적을 식별한 뒤 적 전력의 사거리가 미치지 못하는 거리에서 적을 제압하는 전술이다.

대공방어를 위해 전력화된 비호복합과 천호 등의 무기체계도 지상 사격을 지원하며 이 전술을 구현했다.

이 역시 이번 화력격멸훈련에서 처음 선보인 개념이다.

MLRS, M270, 다련장로켓이 동시통합사격으로 진지를 초토화하는 모습.[제공=국방일보]

이밖에도 다목적 무인차량과 장애물 개척 장비를 이용해 장애물을 극복하는 모습을 선보였고 아파치헬기와 코브라헬기의 엄호사격, 수리온에 탑승한 특공연대 장병들의 급속헬기로프 하강 시연도 펼쳐졌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관람객 모두가 우리 군의 주력장비를 직접 관람하며 훈련에 참가했던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직접 보고 이해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국방부는 “건군 75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훈련은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 한미 연합·합동작전 수행능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실전적인 실기동과 실사격 훈련을 통해 대북억제력을 강화하고 우리 군의 첨단과학기술에 기반한 강력한 군사능력을 과시해 참관객들에게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작전수행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에 공개한 군의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은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됐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나라와 미군의 첨단전력 71개 부대 2,500여 명의 장병과 612대의 장비가 참가했다.

2017년 4월 2,000여 명의 장병과 250대의 장비가 참가했던 것에 비하면 인력은 500여 명이, 장비는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훈련 중 가장 대표적인 전력의 변화는 기동부대전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7년에는 K2와 K1A2 등 전차 34대와 K21과 미 브래들리 등 장갑차 23대, 비호와 자주발칸 미클릭, 장애물개척전차 등 10대, 소규모의 UAV와 보병화기 등 100여 대 가까운 전력이 참가했다.

하지만 올해 훈련에는 400여 대의 기동장비가 참가했다.

전차와 장갑차, 방공과 공병 등 기존의 기동전력 규모는 비슷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무인복합체계의 활용이다.

이를 대표하는 부대인 Army TIGER부대가 참가한 것은 물론 군단과 사단급 UAV, 군집과 정찰, 자폭 드론이 대거 참가했고 미군의 신형 화생방정찰장갑차와 그레이이글이 참가했다.

기동부대가 적 장애물 지대에 봉착하여 다목적 무인차량으로 적 장애물 지대를 정찰하는 모습[제공=국방일보]

항공전력도 보강됐다.

육군항공전력은 아파치와, 코브라, 수리온 등 전력의 종류는 같지만 18대에서 40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공군의 경우 F-35A가 처음 화력격멸훈련에 참가했고 참가 대수는 2017년 30대에서 올해 40여 대로 증가했다.

장비의 변화는 한미 연합전력의 작전수행 방식이 변화했다는 것을 말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는 1부와 2부 반격작전 등 훈련의 구성은 동일했다.

하지만 훈련의 진행양상, 즉 디테일이 달랐다.

특히 GOP일대에서 북한이 일제히 공격을 감행한 상황에서 다수의 정찰드론을 운용해 작전을 수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GOP라는 전체 전장에서는 비교적 소규모 지역에서도 면대면 즉 2차원의 전투모습이 공중공간까지 이용하는 3차원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변화는 반격작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북한 후방지역의 핵심표적을 타격하는 것은 물론 후방지역에서 증원되는 부대까지 타격하는 것이 추가됐고 과거 기계화보병부대가 차지하던 자리를 Army TIGER부대와 유무인복합체계전력이 대신했다.

더 정밀하게 더 먼저 확인하고 보다 전격적으로 기동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을 총 지휘한 육군 5군단장 김성민 중장은 “훈련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한미 장병들의 눈빛과 의지에서 압도적인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국민께 전달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올해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은 다음 달 2일과 7일, 12일과 15일 4차례 더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