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행운과 집념, 가족이 일궈낸 박상현의 개막전 우승
뉴스| 2022-04-18 05:05
이미지중앙

개막전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박상현. [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베테랑 박상현(39)이 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7억원)에서 극적인 역전우승을 거뒀다.

박상현은 17일 강원도 춘천의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4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인 이형준(30), 조성민(37), 이준석(34)과는 1타 차의 박빙 승부였다. 투어 통산 11승째를 신고한 박상현은 우승상금 1억 4천 만원을 차지해 국내 남자프로 통산 상금 1위42억 3578만원)에 올랐다.

행운도 있었고 집념도 있었다. 선두 이상엽(28)에 5타나 뒤진 채 최종라운드에 나선 박상현은 2번 홀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5, 6번 홀의 연속 버디에 이은 8번 홀(파4) 이글로 단숨에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박상현의 8번 홀 두 번째 샷은 핀을 지나쳤으나 경사를 타고 흘러 내리면서 홀로 빨려들어가 이글로 연결됐다.

박상현은 이후 11번 홀(파4) 보기로 한걸음 뒤처지는 듯 했으나 15번 홀(파5) 버디에 이은 마지막 18번 홀(파4)의 내리막 6m 버디로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박상현은 “꼭 넣어야 하는 퍼트였다. 반드시 홀을 지나쳐야 한다는 마음으로 퍼트에 임했는데 운좋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18번 홀에서 집념의 버디를 성공시킨 후 포효한 뒤 대회장을 찾은 아들을 끌어안으며 기뻐했다.

가족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박상현은 경개 내내 두 아들과 아내 등 가족의 응원 속에 힘을 냈다. 전날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공동 8위로 밀려났던 박상현은 경기 후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대회장을 방문해도 되는지 물었고 오라고 했다. 박상현은 "가족이 오니까 그냥 좋았다. 아침에 가족과 함께 대회장에 왔는데 정말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박상현은 이어 "오늘은 핀 포지션도 어려웠고 그린 난이도도 높았지만 충분히 찬스는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초반에는 보기도 나오고 좋지 않았지만 5, 6번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했고 8번홀에서 샷 이글을 잡아내며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18번 홀의 경우 핀 위치가 어려워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기 보다는 그린 경사를 잘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버디 퍼트가 들어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미지중앙

두 아들과 승리의 V를 그리고 있는 박상현. [사진=KPGA]


이날 최종라운드는 선두에 오른 선수들마다 한 홀서 크게 무너지는 참사를 겪는 보기 드문 난전이었다. 1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이상엽은 2,3번 홀 연속 버디로 한때 4타차 선두로 달아났으나 5~7번 홀에서 6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이상엽은 5번 홀(파5)과 6번 홀(파4)에서 세컨드 샷 OB를 내며 더블보기와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이상엽은 결국 이날 하루에만 9타를 잃고 공동 17위(최종합계 2언더파 282타)로 밀려났다.

1타 차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형준도 13번 홀까지 스코어를 잘 지켜 선두로 올라섰으나 14, 15번 홀의 연속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형준은 14번 홀(파4)에서 1.5m 거리의 짧은 파 퍼트를 놓친 뒤 그 여파로 15번 홀에선 핀을 직접 노리다 세컨드 샷 OB를 냈다. 이형준은 연장전을 위해 마지막 홀 버디가 필요했으나 티샷과 세컨드 샷을 연거푸 벙커에 빠뜨려 파에 그쳤다.

초반 폭풍같은 상승세를 탄 김민규(21)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1~5번 홀의 5연속 버디에 이은 9번 홀 버디 추가로 단숨에 선두로 뛰어오른 김민규는 10, 11번 홀에서 5타를 잃고 리더보드에서 사라졌다. 비교적 쉬운 홀인 10번 홀(파4)서 그린 오버로 1타를 잃은 김민규는 난이도가 높은 11번 홀(파4)서 티샷 OB를 내며 쿼드러플 보기를 범했다. 10번 홀 보기가 마음을 흔든 결과였다. 김민규는 그러나 15, 16번 홀의 연속 버디로 단독 5위(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에 올랐다.
sport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