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역에 분포하는 주요 식물 중 하나인 장지석남. [사진=환경부] |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북한에서 사용하는 식물명의 절반 가량이 남한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작약’으로 부르는 것을 북한에선 ‘함박꽃’으로 부르는 식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14일 올 1월부터 최근까지 북한 지역의 식물 3523종이 담긴 ‘조선식물지’를 ‘국가생물종목록‘과 비교한 결과 약 50%인 1773종의 식물명이 남한과 다르다고 밝혔다.
‘조선식물지’는 북한의 임록재 박사 등 식물학자 18명에 의해 2000년에 발간됐으며, 북한 지역의 식물학적 연구가 총합적으로 정리된 문헌이다.
식물명이 다른 경우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외래어 순화, 비속어 배척 등 남북한의 정책적인 원인에 의한 차이가 18% 정도였고, 합성명사(-나무, -풀 등)의 유무와 같은 단순한 차이가 약 10%, 두음법칙의 미사용 등의 표준어 표기법 차이가 7% 정도였다.
또 자도나무를 추리나무로, 소리쟁이를 송구지로 부르는 등 기준명이나 문화의 차이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 ‘조선식물지’에 수록된 식물 총 200과 996속 3523종 중 전 세계에서 북한지역에서만 자라는 고유종은 장군풀, 쌍실버들 등 58종, 남한 문헌에 기록되지 않은 식물은 314종으로 조사됐다.
생물자원관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국가생물종목록’과 북한의 ‘조선식물지’의 차이점을 정리한 ‘국가생물종목록집북한지역 관속식물’을 15일 발간한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한반도 생물다양성의 총체적인 규명을 위해서는 남북한 생물표본의 상호 교환, 연구자들의 공동 조사 등 남북협력이 필수”라며 “‘국가생물종목록집북한지역 관속식물’이 남북한 교류의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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