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인재 다양성 관리’에 주목할 때
뉴스종합| 2011-05-11 11:09
미국의 소수자 우대정책

수십년 고민의 결과물

기업내 다양성 확보위해선

문화적 토대부터 다져가야




미국의 제36대 대통령인 린든 존슨은 인종, 성, 장애를 이유로 고용상의 차별을 받아왔던 사회적 소수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소수집단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에 힘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오늘날의 미국이 원래부터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사회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그동안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인력의 다양성 관리(Diversity Management)’에 대해 수십년간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얻어진 결과물이다.

외국의 선도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력 다양성 관리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다양한 성비, 인종의 구성원들이 차별 없이 조화롭게 일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켰다. 일례로 GE나 머크 등 글로벌 기업들은 조직 내 다양성의 정착을 통해 획일화된 사고를 넘어 직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높여 회사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사내 네트워크 및 멘토링을 통해 조직 내 소수 인력의 조기 적응을 돕는 등 다양성 강화 전략에 적극적이었다. 또 당시에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다양성 관리 담당중역(CDO; Chief Diversity Officer)’을 선임해 부사장급 임원이 사내의 소수 인력을 관리하게 했다. 그 결과 2000년 GE에는 여성, 소수집단, 미국 시민권이 없는 임원들이 전체 임원의 29%를 차지했고, 2005년에는 그 비율이 40%까지 증가했다.

이런 얘기는 오로지 외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또한 여성 노동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다양한 국적의 인력을 필요로 하게 됨에 따라 조직 내 구성원이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성은 창의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한 경영이나 네트워크의 다양화, 새로운 시장개척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사회정의와 윤리경영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발빠른 기업들은 여성인력 활성화와 글로벌 인재경영 가속화를 위해 다양한 인재를 기용하는 데 주목하고 있지만, 한국의 다양성 관리는 아직 시작단계로 보인다. 인적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조직의 문화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인 임원을 핵심 부서에 고용했다가 적응에 실패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동료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조직 내 긴장과 갈등을 유발시킴으로써 직원 몰입도나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일이 생겨나기도 한다.

앞의 사례들을 통해 기업 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CEO의 의지만으로는 어려우며,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직원들의 인식과 기업문화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성 관리’는 단순히 다양한 인력을 고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조직에 융화될 수 있는 환경 여건이 마련될 때 단순한 제도가 아닌 새로운 문화로서 기업 내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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