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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폭탄, 미국계가 던졌다(?)
뉴스종합| 2011-05-16 09:11
지난 주말 증시 조정을 유발한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도는 미국계 투자은행(IB) 창구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말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2009년 12월 이후 17개월 연속 월별 순매수를 기록중인 미국계 자금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5월12일 옵션만기일과 그 다음날인 13일 이틀간 18개 외국계 증권사 창구의 일별 순매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자금 국적이 증권사 국적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자국 증권사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국적별 자금추이를 추정할 만하다.

외국인은 12~13일 동안 1조612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계 창구는 12일 4379억원에 이어 13일 2817억원 등 7197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반면 유럽계 창구 순매도는 12일 2484억원, 13일 868억원 등 3352억원에 그쳤다. 그나마도 크레디트스위스(CS)가 4207억원의 순매도를 처리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창구들의 합은 순매수다. CS는 헤지펀드 및 아시아태평양 자금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창구여서 상대적으로 유럽자금 비중이 낮을 수 있다.

업종별로 미국과 유럽 창구 모두 자동차와 화학의 매물이 가장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미국은 화학이, 유럽은 자동차 쪽 매도에 좀 더 적극적이었다.

12~13일 양일간에 걸친 주가하락에 프로그램 매물이 결정적이었다는 점, 그리고 프로그램 매물의 상당부분이 외국인이었다는 점을 종합하면 미국계 자금이 이번 폭락의 원인이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12~13일 2조825억원의 프로그램 순매도 가운데 7849억원을 차지하는 비차익프로그램 순매도 가운데 상당부분은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ETF자금일 개연성이 크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차익매도 가운데 장기투자자금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위험자산 선호도 하락에 따른 글로벌 ETF의 차익거래성 물량으로 보인다. 3월 이후 한국증시를 좋게 봤던 글로벌ETF 자금이 최근 주가급등과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글로벌 증시 조정, 상품가격 급락, 달러 강세 등을 이유로 비중을 조정한 게 원인일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ETF자금이 급증하면서 미국은 단순 주식 중심의 ETF가, 유럽은 파생상품 등으로 구조화한 ETF가 발전하고 있다. 2009년 이후 국내에 유입된 미국계 자금 가운데 상당수는 이같은 ETF일 수 있는 셈이다. 또 파생생품 거래에 강점이 있는 CS를 창구를 통해 유럽의 구조화ETF 자금이 상당부분 흘러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조사하는 외국인 국적별 순매수에서 미국자금은 1월 2조9841억원, 2월 3572억원, 3월 1조2728억원, 4월 6911억원 등으로 들쑥날쑥하며 조 단위 순매수한 작년 동기와 다른 모습이다. 또 유럽계 자금은 지난 해부터 월별로 투자와 차익실현이 뚜렷한 매매형태를 보이고 있다.

<홍길용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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