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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선거해야 이긴다” 했던 한나라당, 대표 경선 후보들 트위터는 ‘개점휴업’
뉴스종합| 2011-07-01 09:48
“트위터에서 졌다. 유세차만을 앞세운 선거운동으로는 내년 총선도 힘들다”

지난 4ㆍ27 재보선에서 참패한 직후 한나라당 내에서 나온 자성의 목소리 중 하나다. 그래서 이번 당 대표 경선에 앞서 한나라당은 2030 청년 선거인단을 모으고, 아이패드 같은 경품까지 내건 트위터ㆍ페이스북 활용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소셜네트워크(SNS) 민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경선을 3일 앞둔 현재 ‘트위터 경선’은 결국 말로만 끝날 것 같다. 후보 7명 중 6명이 속칭 ‘386세대’지만, 한나라당에게 아직은 SNS를 통한 공방보다는 확성기 달린 유세차 선거가 더 익숙한 까닭이다.

1일 헤럴드경제가 대표 경선에 나선 7명 후보들의 트위터를 중간 점검한 결과 일부 후보들은 2주일의 선거 유세 기간 트위터에 거의 글을 남기지 않았다. 그나마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후보들도 대부분 일방적 홍보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의 트위터는 지난달 23일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활동 정지’ 상태다. 출마 선언 사흘 후 “당당한 한나라당을 만들기위해 당대표선거에 출마했습니다”라는 때늦은 글을 쓰고, 다음날 자신을 욕한 악플러에게 “안티팬도 팬입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답변을 남긴 게 마지막이다.

대신 홍 의원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몇몇 당원이나 청년선거인단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여서 진정한 의미의 SNS를 통한 의사소통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경선 후보들의 트위터 외면은 40대 소장파 후보들도 예외가 아니다. 사무총장 시절 바쁜 선거유세 지원 일정 속에서도 많은 사진과 글을 트위에터 올렸던 원희룡 의원은 막상 자신의 선거전에서는 트위터를 접었다. 지난달 27일과 29일, 그리고 30일에 단 5개의 글만 올렸을 뿐이다. 그나마도 글에 달린 수 많은 응원과 격려의 답글들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두 후보가 기자회견, 방송토론, 라디오 출연 및 신문 인터뷰 등을 통해 막말과 고성이 오간 라이벌이라는 모습은 트위터에서만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유승민, 권영세, 나경원, 남경필, 박진 후보는 상대적으로 선거 기간 트위터에 많은 글을 남겼다. 나 후보는 연설 준비 도중 졸고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 인간적인 면을 강조했고, 권 후보는 “올빽 머리를 바꿔야 겠다”며 머리모양에 대한 트위터 유저들의 지적에 웃음으로 반응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위터 사용 후보들도 내용 면에서는 대부분 선거 유세 동영상이나 사진 전파, 자신이 출연하는 라디오 방송 안내 등으로 빈 공간을 매웠다. 트위터를 통한 공약 검증, 토론, 또 후보간 공방은 이번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결국 ‘공염불’로 끝나고 말았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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