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목숨으로 불끄고 이렇게 가다니…”
뉴스종합| 2011-12-05 11:37
추위불구 시민등 500명 참석

“어제까지 함께 했는데…”

동료 소방관들 눈시울

경기도 평택시 가구전시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고 이재만(40) 소방장과 고 한상윤(32) 소방교의 영결식이 5일 오전 10시 송탄소방서 1층에서 엄수됐다.

송탄소방서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서는 유가족을 비롯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원유철 국회의원과 일선 소방관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영결식장엔 1시간여부터 동료 소방관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속속 이어졌다. 영결식에 참석한 한 소방관은 “너무 비통하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며칠 전까지 같이 일하던 동료가 이렇게 가버리다니…”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추운 날씨에도 영결식을 지켜보러 나온 시민 박종철(56) 씨는 “저렇게 순직한 소방관들이 있으니 우리가 이렇게 안전한 거 아니냐”면서 “너무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영결식은 오전 10시 개식과 함께 묵념, 약력보고, 1계급 특진추서, 훈장추서, 조사, 추도사, 헌화, 폐식의 순으로 진행됐다. 양팔의 부축을 받으면서 영결식장으로 들어온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두 고인의 어머니는 두발로 서 있을 힘도 없는 듯 가족들에게 부축돼 영결식장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자리에 앉아서도 계속 오열하던 유가족들은 고인의 약력보고 순서가 되자 또다시 영정을 향해 두 팔을 뻗으며 울부짖었다. 고 한상윤 소방교의 어머니는 오열하며 “아이고~아이고~우리 아가 우린 어떻게 살라고 상윤아~~”하면서 오열했고 고 이재만 소방교의 어머니는 가슴을 치며 울음을 참지 못했다. 아직 아빠의 죽음이란 상황 파악이 안된 듯 어리둥절한 눈으로 주변을 살피는 고 한상윤 소방교의 쌍둥이 아들 지성(3) 군과 지완(3) 군의 모습은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 아이의 아빠였고, 한 여자의 남편이었으며, 어떤 부모의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 5일 오전 10시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고(故) 이재만(40) 소방장과 한상윤(32) 소방교 합동영결식장에서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고인들은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평택 한 가구전시장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던 중 순직했다.                               평택=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송탄소방서장의 조사에 이어 고인의 동료 장창근 송탄소방서 소방교의 추도사가 이어지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단상에 오른 장창근 소방교는 “항상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모든 이에게 인자함과 따뜻함을 베풀었던 당신들이기에 당신들을 보내야만 하는 이 자리는 쓸쓸함과 슬픔만이 가득합니다”며 추도문을 읽기 시작했다. 애써 눈물을 참고 추도사를 읽던 장 소방교도 결국 눈물을 삼키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애통합니다, 원통합니다. 아직도 당신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애처롭고 가냘픈 수많은 손을 왜! 외면하려 하십니까. 당신들이 든든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간절한 기도와 애원으로 기다리는 가족을 어찌하라고 그렇게 홀연히 가십니까”라는 부분이 이어지자 영결식장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유가족들은 또다시 울부짖었고 참석한 소방교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헌화를 끝으로 한시간가량 진행된 고 이재만, 한상윤 소방교의 영결식은 이후에도 시민들의 헌화가 줄을 이으며 고인들에 대한 애도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소방 당국은 순직한 두 소방관에 대해 1계급 특별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평택=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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