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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보다 금융투자”…대변혁 신호탄
뉴스종합| 2012-01-18 10:45
부채 88%가 부동산이 원인
감가상각 위험도 무시못해

α형상품 5억 장기투자시
연간 8% 기대 수익률 충족
아파트값 0.3% 인상과 대조
부동산에 묶인 자금 유입땐
금융권 판도 뒤흔들 수도


α혁명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국내 금융산업과 가계자산 구조 자체의 변화다. α형 자산관리는 지속적인 현금 흐름이 가능하고, 유동성이 높기 때문에 처분이나 임대를 통해서만 현금화가 가능한 부동산 대비 투자효율이 높다. 금융시장보다 몇 배 더 큰 부동산 시장에 잠겨 있던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금융권 판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 α혁명은 곧 금융시장 혁명이다.

그동안 α형 자산관리 상품이 국내에 자리잡지 못한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운용의 어려움 등 기술적인 측면도 있지만, 증권이나 은행 등 금융투자상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들이 판매를 꺼린 탓도 크다. α형 상품, 인덱스형 상품은 장기투자시 효율이 극대화되는데, 금융기관 수입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금융상품 판매시 선취형 수수료를 떼는 게 대부분인데, 이는 금융상품을 자주 사고 팔아야 금융기관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다.

배현의 한국운용 팀장은 “전체 크기가 300조인 시장에서는 사고 팔기를 많이 반복해야 수익이 난다. 하지만 파이가 3000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동산과 예금에 잠긴 자금이 금융투자시장으로 유입될 수만 있다면 굳이 거래를 자주 유도할 필요가 없다. 부동산과 예금으로부터 자금을 빼올 수 있는 상품은 현재 α형 투자상품뿐이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예금, 그리고 금융투자상품의 규모 차이는 아직 엄청나다.

증시 1200조원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을 제외한 일반 개인이나 펀드 보유비중은 15% 남짓인 180조원 정도다.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90조원이 안 되고, 펀드 전체로 해도 300조원이 안 된다. 증권사에 투자자들이 맡긴 예탁금은 불과 19조원이다. 반면 은행권의 부동산 담보대출액은 작년 9월 말 490조원, 가계자금 대출액은 445조원에 달한다. 금융투자관련 회사들의 자산총계는 260조원(2011년 9월 말)이지만, 은행은 1817조원이다.

하지만 역시 최강은 부동산이다. 현재 주택, 상가 등 국내 부동산 시장규모는 최소 7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이 조사한 가계금융조사를 보자. 2011년 3월 말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자산 가운데 부동산 관련 비율은 79.3%에 달한다.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채구조도 88%가 부동산 관련이다. 부동산 가격상승률이 GDP 성장률을 쫓아가지 못하면 실질자산가치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5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와 연평균 8% 수익을 내는 α형 상품에 5억원을 투자한 경우를 비교해 보자. 은행이자율 3.5%, 물가상승률 4.5%를 가정하면 연간 8% 이상 가치가 올라야 본전이다. α형 상품은 장기적으로 이를 충족하지만, 2011년 겨우 0.3% 오른 부동산 가격(서울 아파트 평균)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0.3%는 150만원이다. 은행예금 이자 1750만원에도 한참 못미친다. 주거의 대가로 매월 150만원 정도를 비용으로 쓰는 셈이다.

강남 노른자위 2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20억을 넘는다고 할 때, 연간 7000만원, 월 600만원가량의 기회비용이다. 20억원을 α상품에 넣어두면 장기투자시 연 8~10%가량의 기대수익이 가능하다고 치자. 연 2억원, 월 1600만원 이상이다. 매월 600만원을 내고 고급호텔에 장기투숙해도 매월 1000만원이 남는다. 게다가 부동산은 감가상각 위험도 있다. 문화재가 아닌 일반 건물은 오래될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경제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진 마당에 20억짜리 자산이 매년 8~10%씩 오를 가능성은 낮다.

이미 부자들부터 부동산에서 금융투자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계층의 부동산 비중은 76.5%다. 반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자산의 부동산 비중은 89.2%나 된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전년 대비 저축액의 비중이 더 많이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눈치 빠른’ 부자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예금에서 금융투자로의 포트폴리오 중심 변화는 결국 α투자로 귀결된다. 부동산, 예금 못지않은 안정성과 주식에 버금가는 수익성까지 갖춘 상품은 자산배분형 상품, 헤지펀드 전략 상품 등 α투자가 유일하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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