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율 규제…시장성예금 ‘찬밥’
뉴스종합| 2012-01-19 11:12
예수금 미포함·관리 시들

발행량 적어 수익률 고정

3년새 수신고 ‘10분의 1’로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 등 ‘시장성 예금’이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단기 투자처로 인기를 끌어 모았지만, 불과 3년 만에 수신고가 ‘10분의 1 토막’으로 줄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 4대 시중은행의 시장성예금은 지난해 말 현재 6조9417억원으로, 전년 보다 5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성예금은 2008년 72조3842억원에서 2009년 54조672억원, 2010년 12조1501억원으로 해마다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리가 전례없이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CD금리는 2010년말 2.80%에서 2011년말 3.55%로, 1년새 0.75% 포인트나 치솟았지만 자금이 몰리지 않았다.

이유는 은행들이 CD를 취급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행 물량이 적다 보니 이 상품의 수익률은 사실상 고정돼 버렸다. 시장성예금은 시장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데, 고수익을 좇는 소비자로서는 매력이 반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수익률도 정기예금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시장성예금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진 것은 2010년 금융당국의 규제영향이 컸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100%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예대율 규제를 발표하면서 시장성 예금이 예수금에 포함돼지 않았다”며 “ 이 조치의 영향이 시장성예금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예대율을 맞추려면 CD 보다는 예대율 인하에 도움이 되는 정기예금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은행으로서는 대출금을 줄이는 것보다 예수금을 늘리는 쪽이 더 쉽고 빠른데 예수금에 포함되지 않는 시장성예금 확보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실제 2010년 CD발행 물량은 전년도의 절반인 75조원 어치로 뚝 떨어졌다. 이달들어 13일까지 CD순발행 실적도 마이너스 3802억원을 기록 중이다.

한편 시장성예금은 2008년까지만 해도 최고 인기 상품이었다. 당시 은행들이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인한 자금 부족분을 메우려고 CD 발행을 늘린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상승도 시장성 상품의 인기에 도움이 됐다. 이런 가운데 CD금리가 대표성을 잃으면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가계대출의 절반에 가까운 43%는 CD금리 연동형 상품이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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