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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들이 정화되는 2월…‘1월의 오만’을 경계하라
뉴스종합| 2012-01-25 11:21
영어의 달 이름은 대부분 로마시대에서 기원한다.

1월 ‘January’의 어원은 야누스(janus)다. 문(門)의 수호신인데, 처음과 끝을 의미한다. 로마인들은 12월 22일 동지(冬至)를 전후로 옛 태양이 죽고 새 태양이 태어난다고 봤는데, 이렇게 보면 1월은 시작의 달이 맞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지는 ‘작은 설(亞歲)’이라고 했으니 비슷하다.

하지만 12월 ‘December’의 어원은 ‘10’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바빌로니아에서 비롯된 60진법을 응용한 12진법을 사용했으므로, 10은 끝이 아니다.

이렇게 보면 야누스의 달 1월은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옛 것의 끝은, 새로운 것의 시작이다. 영어사전에서도 야누스의 뜻을 살펴보면 ‘이행(移行ㆍtrasition)’을 포함한다.

이는 2월 ‘February’의 어원을 살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역시 고대 로마시대 정화의식인 ‘Februa’에서 비롯된 말이다. 로마는 카이사르가 기원전 45년 이집트의 태양력을 도입(율리우스력)하기 전까지는 농경을 위한 태음력을 사용했다. 카이사르 때(엄밀히 말하면 카르타고와의 포에니 전쟁, 폼페이우스의 소아시아ㆍ지중해연안 정벌, 카이사르의 갈리아 정벌 이후) 전에는 정복지에서 식량을 조달되는 체제가 아니었으므로 로마 본토에서도 농경은 핵심산업이었다.

태음력은 2월이 새해의 시작이다. 새해를 시작하며 더러운 것을 깨끗히 하기 위한 정화의식이 이때 이뤄졌다.

결국 고대 로마인들의 사고를 보면 1월은 전년에서 신년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며, 2월은 새해를 맞이하는 기간이다. 3월은 본격적인 새해의 시작이다. 그래서 군신(軍神) ‘Mars’에서 3월(March)이 비롯됐다.

증시의 여러 속설 가운데 신년 효과라는 게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1월에 증시가 오를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전년 12월 대비 1월 코스피가 올랐던 경우는 8번이나 된다.


그런데 2월 주가가 1월 대비 하락한 경우가 역시 8번이다. 1월의 기대감 속에 섞여있던 지나친 낙관들이 ‘정화’되는 까닭이다. 이후 3월에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고, 1분기 실적과 경제지표들이 확인되는 4월에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던 게 과거의 추세다.

2009년 2월 동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다. 2010년 2월엔 유럽 재정위기가 터졌고, 2011년 2월엔 재스민 혁명이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모두 2월이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줄곧 2월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올 1월 주가가 올랐던 이유는 지난 연말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이 다소 진정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회피 현상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유동성의 ‘온도계’인 리보(LIBOR)금리 상승세가 멈추고 하락추세로 돌아선 것과도 일치한다.

이란 상황이 불안하고, 유럽 재정위기도 3, 4월 국채 만기 정점을 앞둔 2월이 고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리보가 하락추세로 분명 돌아섰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때마침 1월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2월 조정을 받을 확률은 더 커졌다. 3월 말쯤이면 유럽 재정위기 해결방안도 가닥이 잡힐 듯하다. 1분기 실적도, 미국과 중국의 경기방향도 3월이나 돼야 확인할 수 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글로벌증권부 차장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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