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반
부동산경매 시장의 박힌 돌 빼내는 굴러온 NPL
부동산| 2012-01-26 11:21
부실채권 검색만 잘해도 입찰경쟁 피할 수 있다

부동산경매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채권을 사고 팔 수 있는 제도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일종의 파생상품 시장이 활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26일 경매정보사이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해 낙찰된 경매물건 중 담보채권이 자산유동화전문회사로 양도된 물건은 전체 경매사건의 11%에 이른다고 밝혔다. 요즘 같이 경매물건의 변화가 크지 않은 부동산경매 시장에서 NPL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이란 무수익여신, 미회수채권 또는 부실채권을 말한다. 예컨대 은행이 담보대출을 실시하였으나 채무자가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대출금 이자를 계속 연체하는 경우 은행입장에서는 대출채권에서 이자소득이 발생하지 않게 되므로 이러한 대출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담보대출로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동산경매 대신 채권을 판매하여 현금화하는 위험회피 수단을 강구한다. 즉, 제 3자에게 받을 돈에 대한 권리를 판매하여 부실을 털어낸 후 신용창출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3년간 낙찰된 부동산경매는 모두 24만 9,687건이며, 채권자가 회수한 낙찰금액은 44조4,392억원에 달한다. 이중에서 금융권이 부실채권(NPL)으로 이전한 경매물건은 모두 19,235건으로 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NPL물건의 낙찰금액은 8조575억원으로 감정가 대비 평균낙찰가율은 65.8%이며, 일반경매물건의 평균낙찰가인 69.7%에 비해 약 4% 낮은 가격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NPL 낙찰물건의 년도 별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4,486건(4.77%), 2010년 6,466건(8.03%), 2011년 8,283건(11.02%)로 나타나 부동산경매에서 차지하는 NPL의 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 한해도 NPL시장은 NPL물량의 지속적인 유입과 더불어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해 부실채권으로 이전한 물건 중 상당수가 경매진행 중에 있으며, 은행의 리스크관리를 위한 자체노력과 금융감독기관의 부실채권에 대한 정책강화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작년은 부실채권 평균 낙찰가가 상승으로 반전되었으며, 건별 평균 낙찰가도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부동산태인(www.taein.co.kr)의 NPL정보 검색지원팀 김성주 부장은 크게 3가지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 부실채권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증폭됨에 따라 채권 도매상이라고 할 수 있는 자산유동화기업과의 협상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둘째, 경매 입찰과정에서 채권금액을 한도로 입찰금액의 여유 폭을 증가시켜 낙찰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즉,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이들은 채권 투자액에 대한 경매기간 중 발생하는 이자수익을 얻기 보다는 물건 유입사례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끝으로 낙찰 받은 물건은 대출을 통해 레버리지를 발생시키기 위해 고가낙찰이 유리하며, 장기적으로 자본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경우 양도소득에 대한 절세가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경매를 통해 수익을 올렸던 이들은 10년 전 외환이기 이후를 기억에 떠 올린다. 불경기로 인해 경매물건이 쏟아져 나오던 시절이었고, 경매지식이 보편화 되어 있지 않아 참여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부동산경매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했던 시절이며 경매에 대한 지식을 갖춘 투자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평가다. 부실채권에 대한 자산유동화가 가능해 짐에 따라 채권의 거래가 매우 활발하다.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도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여기 저기 발 품을 파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법원 경매정보사이트에서 손쉽게 NPL정보를 검색하고 채권자와 차 한잔을 마주하고 인수가격 결정과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한 협상의 줄다리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부동산태인(www.taein.co.kr)의 이정민 팀장은 “부실채권에 대한 올 한 해 NPL의 양적 변화는 향후 부동산경매시장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할지 가늠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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