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공허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
뉴스종합| 2012-08-27 11:15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정치 테마주가 다시 들썩거리자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생명과학과 우리들제약에 대해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지난 24일 두 회사 모두 “현재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공시사항이 없다”는 판에 박힌 대답을 내놓았다. 차라리 시장이나 ‘꾼’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제대로된 답변을 얻지 않을까?

이들 두 종목은 답변 이후에도 연일 급등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짜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특정 종목의 주가가 이상급등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조회공시를 요구하도록 돼있다. 거래소의 해당 기업 담당자가 조회공시를 요구하면 IR담당자가 답변을 내놓는다. 하지만 테마로 엮인 종목 대부분의 답변은 “이유 없다”이다. 해당기업으로서는 당연한 대답인 셈이다.

한 IR담당자는 “설령 (이유가) 있어도 없다고 한다. 작전 세력이 주가를 올리는 것일 텐데 회사측으로서는 뭐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측에서 이유가 없다고 부인을 하면 거래소는 더이상 묻거나 따지지 않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부인도 확정공시이기 때문에 회사가 확정한 내용에 대해 채근하기가 어렵다”며 “사후적으로 불성실ㆍ불공정 공시라고 판단되면 벌점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물게 안철수 테마주의 대표주자 안랩의 경우 지난해말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기업의 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고를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 대목을 맞아 한탕을 노리는 투기꾼들 앞에서는 이같은 경고도 무용지물이다.

선거철을 맞아 정치테마주들이 들썩이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4대강 테마주’의 몰락에서 보듯 정치 테마주들은 언젠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돼있다. 지나친 정치테마주의 난립으로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투자자들의 주의는 물론 제도적 개선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