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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승인과정을 지켜보며
엔터테인먼트| 2012-12-20 10:46
오랜 산통 끝에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이 승인됐다. 유치를 선언한 ‘수원 KT’와 ‘전북 부영’그룹 간의 양자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수도권의 지리적 위치를 강조한 수원은 흥행을 확신하며 ‘자본주의 시장론’을 펴고 있고, 전북은 지방자치시대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운명의 골이 깊다. 과거, 수원은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였고, ‘쌍방울 레이더스’는 전주를 연고지로 삼았었다. 두 팀 모두 모 기업의 경영난으로 구단이 해체되었기에 지역주민들은 와신상담을 노리는 형국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공정한 심사를 위해 야구관계자가 아닌 외부 인사를 주축으로 평가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9구단 창단 때보다 심사와 평가기준이 한층 보완되었다고 한다. 장기불황이 예고된 시점에 10구단 창단은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일 수밖에 없다.

올해 700만 관중돌파와 관중수입 600억 원의 실적 달성은 이미 충성도 높은 다수의 팬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4대 스포츠리그(야구 축구 농구 배구)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프로야구가 단연 1위로 나타났다. 1조 1838억 원의 경제파급효과와 1만 2000명 이상의 고용창출효과가 발생했다.

관람객의 1인당 평균지출규모는 3만 6581원으로 산출됐다. 10구단이 1군에 참여하는 2015년에는 지금보다 프로야구 판이 더욱 커질 것이고, 일부 구단의 재정자립도가 50%를 넘어설 것이다.

프로야구가 각광받게 된 계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과 2009년 WBC대회의 준우승이 분수령이 되었다. 담대하게 흐르는 국가 간의 경쟁에서 심중의 일체감을 확인한 것이 10구단 창단의 큰 흐름으로 이어졌다.

허나 승인과정상의 오류도 분명 있었다. 집단 이기주의와 패권주의가 기승을 부렸다. 선수협회는 출중한 정치 감각을 발휘해 막판 표심에 운명을 건 양 당 대선주자에게 10구단 창단에 대해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이미 답지를 손에 든 모습이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9구단 승인은 이미 리그의 파행운행을 예견한 것이기에, 순리대로 10구단 승인을 잡음 없이 좀 더 빨리 처리했어야 옳았다.

뒤 늦게 경제규모를 운운할 것이라면 9구단 승인을 뒤로 미루거나 필요충분조건이 숙성된 시점에 9, 10구단을 동시에 처리했어야 설득력이 배가되고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지자체도 타 스포츠의 지원과 야구단의 지원책이 형평성에 어긋남이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유치하고 보자는 전략이라면 궤도 수정을 권하고 싶다.

특히 10구단의 선정과정에 공정성 여부나 정치권의 개입의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신생구단의 발전기금 처리도 실제 학원스포츠의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식판에 먹을 만큼 담아야 잔반이 남지 않는 법이다. KBO의 조정 능력이 주목되는 시기이다.

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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