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요리 자존심’ 프랑스, 즉석식품 내놓는 ‘짝퉁’ 레스토랑과 전쟁 선포
뉴스종합| 2013-06-28 10:41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프랑스 당국이 즉석식품을 데워 내놓으면서도 마치 직접 조리한 채 하는 레스토랑에 철퇴를 가할 방법을 마련했다.

앞으로 프랑스의 레스토랑에서 재료를 직접 손질해 만든 요리에는 ‘홈메이드(home-made)’ 의미인 ‘페 메종(fait maison)’ 표시를 해야한다.

프랑스 하원은 27일(현지시간) 식당 메뉴 중 주방에서 재료부터 다뤄 조리한 음식에 대해 ‘페 메종’(fait maison) 표시를 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BBC는 하원이 이 법안을 통해 외부에서 반조리된 음식을 사와 데우기만 하면서 마치 그 음식을 만든 것처럼 포장하고 있는 식당들과의 ‘전쟁’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법안이 오는 9월 상원을 통과하면, 프랑스에서는 반조리 식품을 ‘페 메종’으로 속여 파는 식당에 벌금이 부과된다.

하원에서는 집권당인 사회당과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 의원 모두 이 법안을 한 목소리로 지지했다.

프랑스 식당연합 생오르카의 디디에 쉬네 대표도 이 법안에 대해 “음식 조리 과정이 더욱 투명해졌다”고 환영했다.

그는 “이제 손님들은 식당을 찾으면서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지금은 손님들이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부엌에 실제로 요리사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프랑스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큰 프랑스에서는 이 법안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높다. 또 요리 관련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도 크다.

생오르카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식당 31%가 어느 정도 미리 조리된 식품을 이용한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이들 중 3분의 2는 ‘페 메종’ 표시가 강제화되면 음식을 직접 요리하겠다고 답변했다.

생오르카는 이 법안으로 프랑스 12만여 개의 식당에서 주방관련 일자리가 2만5000개 가량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그에 따른 비용 상승은 7%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sooha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