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셰일가스 혁명…‘Made in USA’ 위상 되찾다
뉴스종합| 2013-07-11 11:43
6월 제조업PMI 50.9로 1.9P상승
車판매 140만대 전년비 9.2%급증

오바마2기 제조업 육성정책 효과
모토로라·구글 등 ‘홈 커밍’ 가속
애플도 ‘아이맥’ 美서 생산 시작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州) 캠브리지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 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미국의 경제 전망은 ‘다소 낙관적(somewhat optimistic)’이다.

특히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에 빼앗겼던 위상을 다시 찾아가는 모습이다. 셰일가스 붐과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인 제조업 육성정책, 아시아 지역 노동자들의 상대적인 임금 상승 등으로 인해 경쟁력을 되찾고 있으며 지표 역시 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메이드 인 USA’의 본격 시작이다.

최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는 전달인 49보다 1.9포인트나 상승한 50.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50.6보다도 높은 수치로, 50을 넘으면 경기확장을 의미해 다시 확장세를 이어갔다.

대표적인 제조업인 자동차산업 관련 지표들도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6월 미국 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14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9.2%나 성장했으며 6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26만484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성장했고,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각각 23만4917대와 15만6686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와 8.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표 상승은 미국의 에너지 혁명이라고까지 일컫는 셰일가스 덕분이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2017년 제1의 산유국이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과 함께 셰일가스는 미국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과 함께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제조업 원가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기업들을 비롯해 셰일가스와 직접 연관된 시추ㆍ탐사장비 제조업체 등까지 덩달아 신이 나게 만든다.

셰일가스 개발로 대표적인 농업지역으로 꼽혔던 노스다코타주는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텍사스 경제성장률(4.8%)의 3배, 국가 전체 성장률(2.5%)의 5배에 달하는 수치로 2000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부터 제조업을 강조하더니, 집권 2기에 접어들며 제조업 유턴 정책을 본격 가동했다. 제조업 육성 총력전에 나선 오바마 행정부는 자국 내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기업들에 설비투자 세제혜택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해주거나 이전비용을 최대 20%까지 지원해주는 적극적인 지원정책으로 기업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법인세율을 25%까지 인하하는 반면, 해외 자회사에는 중과세해 기업들의 유턴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결과는 가시적이다. 지난 5월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자사의 스마트폰인 ‘모토X’를 텍사스 포트워스에 위치한 공장에서 조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휴업체인 플렉스트닉스는 노키아가 사용하던 공장을 재임대했다. 모토로라는 2000명의 직원 고용 계획까지 밝혔다.

또한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이 신제품 ‘구글 글라스’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에서 조립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부품의 상당수는 아시아 협력사들로부터 조달받으나 오바마 행정부의 제조업 유턴 전략과 맞물려 “미국 전자업계의 제조업 유턴 전략을 대표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외법인을 설립해 미국 내 높은 세율을 피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애플 역시 지난해 말부터 신형 아이맥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효율성을 이유로 아시아 국가에서 제품을 생산해온 그동안의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애플은 1억달러를 투자해 맥 컴퓨터 생산공장도 신설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미국 기업들의 이 같은 ‘홈 커밍’은 고용 면에서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최근 발표된 6월 신규고용에 있어 비농업 분야 일자리는 19만5000개나 늘어났으며, 2010년 10월 이후 신규고용은 평균 18만명인 데 비해 최근 3개월간 20만명에 육박하고 있어 지표상으로는 개선 추세가 뚜렷하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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