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최룡해 조선인민국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장 등이 김정은 체제의 신(新)권력으로 떠올랐다. 다만 장성택 라인으로 분류되는 로두철 내각부총리와 김양건 당 비서도 등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인 17일 오전 11시부터 평양체육관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성택 숙청으로 거취가 주목됐던 김경희 당 비서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김 제1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는 작년 추모대회에 이어 올해에도 불참했다.

이번 추모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의 권력지도 변화이다. 이날 주석단엔 김 제1위원장의 왼편으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등이 앉았으며, 오른편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항일 빨치산 출신의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 등 자리했다.

무엇보다 장성택 처형을 주도한 군과 당 인물들의 부각이 두드러졌다.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 권부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던 셈이다. 특히 최룡해는 작년 추모대회와는 달리 김 제1위원장 바로 옆에 앉아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으며,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주석단에 모습을 보였다.

이와함께 주석단엔 ‘장성택 라인’으로 알려진 로두철 내각 부총리, 김양건 당 비서,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등도 나타나 건재함을 과시했다. 장성택 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피의 숙청이 예고됐던 점을 감안하면 김 제1위원장이 점진적 교체를 통한 권력기반 강화로 방향을 틀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도 김기남, 최태복, 박도춘, 김영일, 김평해 당 비서, 강석주 내각 부총리,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등이 주석단에 앉았다. 반면, 군부 원로인 김격식 전 인민무력부장과 김정각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 등은 작년과 달리 이번 행사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북한의 권력이 세대교체가 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김기남 당비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모대회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전체 당원과 인민군 장병, 인민들은 장군님의 사상과 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하고 빛나게 실현해 나가야 한다”며 “김정은 동지를 단결의 유일중심, 영도의 유일중심으로 높이 모시고 충직하게 받드는 것은 장군님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기 위한 근본담보”라고 강조했다.

최룡해 총정치국장도 결의 연설에서 “우리 혁명무력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르며 그 어떤 천지풍파 속에서도 오직 한분 최고사령관 동지만을 받들어 나갈 것”이라며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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