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국제유가 추가 하락 불가피..수급불균형 등 요인
뉴스종합| 2014-10-05 08:30
[헤럴드경제]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유가를 떨어뜨린 여러 변수들이 당분간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여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27달러(1.41%) 하락한 배럴당 89.74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3년 4월23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36센트(1.46%) 떨어진 92.06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91.48달러까지 곤두박질을 쳤다. 이는 2012년 6월 이후 최저치다.

브렌트유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로 진격하기 시작한 지난 6월 배럴당 116달러선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내림세를 면치 못해 지금까지 21% 가까이 떨어졌다.

이런 유가 하락 추세는 당분간 이어진다는게 중론이다. 이미 씨티그룹은 2015년서부텍사산 원유의 배럴당 평균가를 올해보다 10달러나 낮춘 89.50달러로 전망했다.

유가가 하락하는 주된 이유로는 세계경기 부진, 원유 공급량 과다, 산유국간 불협화음, 원유시장에서의 미국 위상 강화, 달러화 강세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경기가 부진해 원유 수요가 줄어들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팽배한 것이 유가 하락의 원인이다. 특히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경기 부진 우려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곧바로 국제원유의 수급 불균형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의경기 부진 탓에 전세계적 차원에서 원유 공급량이 수요량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감산’을 무기로 유가하락에 대응할 것으로 보였던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는 것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산유국 내에서는 내년부터 감산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아시아 국가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배럴당 1달러 낮추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판매되는 유가는 40센트씩 깎아줄 계획이다. 감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배신’을 기도하는 것은 중국 경기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경기 부진으로 중국의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가격인하를 통해 ‘중국 손님’을 배타적으로 붙잡아두겠다는 속내가 반영된 것이다.

이와 함께 원유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한 것도 유가 하락을 촉진시키고 있다. 미국은 2007년부터 하루 원유수입량을 870만배럴이나 줄였다. 대신 최근에는 원유 수출을 늘리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40년간 원유수출 금지 정책을 유지해온 미국이 10년만인 지난달말 알래스카 원유를 우리나라에 수출한 것도 대표적인 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