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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 85% 완료한 현정은 회장…재도약 기점될 취임 11주년
뉴스종합| 2014-10-21 09:45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선지 21일로 11년이 됐다. 현 회장은 2003년 남편인 정몽헌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가정주부에서 기업 총수로 변신하며 한국의 대표 여성 CEO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대기업 여성 CEO가 귀한 국내 기업 환경에서 현 회장이 걸어온 11년은 큰 의미를 갖는다.

늘 그래왔듯 별다른 취임 기념 행사는 없다. 지난 11년 간 현 회장은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잘해보자’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는 정도로 의미를 새겼다. 취임 10주년이었던 지난 해도 마찬가지었다. 


요란한 자축 행사는 없지만 취임 11주년을 맞은 현대그룹 내부 분위기는 기대감에 찬 모습이다. 지난 1년 간 적잖은 변화를 겪은 현대그룹은 올 해를 기점으로 재도약의 시기를 맞게 된다. 지난 해 부실한 재무구조가 도마 위에 오르며 계열사 신용등급이 투기등급까지 떨어지는 등 현대그룹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그룹의 경영활동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해 12월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한 후 최근까지 속도감 있게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해왔다.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사업 매각으로 9700억원을 조달한 것을 비롯해 현대로지스틱스 매각(6000억원), 부산신항터미널 재무적 투자자(FI) 교체(2500억원), 미국 CUT·WUT 터미널 유동화(1500억원) 등 일련의 사업부문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또 컨테이너박스 1만8097개(563억원), KB금융지주 지분 113만주(465억원), 신한금융지주 지분 208만주(960억원), 부산 신항 장비(500억원), 부산용당 컨테이너야드 부지(587억원) 등 자산 매각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자기자본 확충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1803억원), 현대상선외자유치(1170억원)도 이행했다.현재까지 현대그룹이 자구안 이행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은 2조8176억원으로 85.4%의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제 현대증권을 비롯한 현대그룹 금융계열사와 남산 반얀트리호텔 매각만 이뤄지면 자구안을 통해 약속한 내용을 모두 이행하게 된다.

유사한 시기에 비슷한 규모로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던 기업들도 왕왕 있었지만 지배구조가 붕괴되고 회사의 사업구조가 흔들리는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고 현대글로벌을 지주사로 하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빠르게 구축해 현 회장의 경영 기반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했다. 핵심 자산을 매각한 경우는 있지만 해운, 남북경협, 엘리베이터 등 기존의 주력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회장이 지난 1년 간 보여준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과감한 결단으로 재무개선 및 조직 개편을 빠르게 진행하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권단 및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만나고자 직접 발로 뛰어온 모습들이 그 배경이다.

내성적인 성격에 그룹 외부 활동에는 신중하던 현 회장이 지난 한 해 박근혜 대통령 해외순방 기업인사절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유도 기업 이미지 개선과 대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노력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 해까지만해도 현대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는데 1년 만에 많이 달라졌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사람의 진가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데 현정은 회장도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 물론 자구안 이행을 완료한 이후 기업 활동 정상화를 어떻게 이뤄갈 것인지도 두고봐야 하지만 기반을 잘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측도 “올 해 자구안 이행을 완료해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 하면 앞으로는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jp10@heraldcorp.com



11년

2003년 10월 21일 취임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재직기간



2조8,716억원

자구계획 통해 확보한 유동성



8조1,526억원

현대상선 2013년 매출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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