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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여대생 화장실서 격투흔적... 성폭행 반항하다 살해된듯
뉴스종합| 2015-07-16 08:40
-화장실 타일, 좌변기 파손... 배수지서 옷 벗겨진 채로 발견
-경찰 “성폭행 반항하자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듯”
-오늘 국과수 감정결과, 정확한 사인 나올듯


[헤럴드경제(평택)=박정규 기자]경기 수원에서 납치된 20대 여대생 살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6일 이 여대생이 성폭행에 반항하다 살해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전날 오전 9시 45분께 평택 진위천 일대를 수색, 평택시 진위면의 진위배수지 인 근풀숲에 유기된 A(22·여·대학생)씨의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A씨가 사라진 지 33시간, 납치·살해 용의자 윤모(45)씨가 강원도 원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지 16시간여 만이다.

수원 실종 여대생

시신이 발견된 곳은 용의자 윤씨가 건설회사를 다니면서 지난해 말 2개월간 배수로 공사를 했던 곳 근처다. 시신은 옷이 벗겨진 상태로 나뭇가지가 약간 덮여진 채 발견됐으며, 배수지 주변 풀숲에 유기돼 있었다. 시신 주변에는 A씨가 입었던 옷 등 유류품이 발견됐다.

경찰은 윤씨가 지난 14일 오전 0시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인근 거리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A(22·여·대학생)씨와 남자친구 B(22)씨에게 접근, B씨를 다른 곳으로 유인한 뒤 A씨를 납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당일 오전 0시께 A씨를 납치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과 1시간 뒤 A씨를 들쳐업고 나오는 장면이 건물 외부 방범용 CCTV에 찍혔다“며 ”피해자에 대한 성폭행 여부, 사인 등은 내일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윤씨가 술에 취한 A씨를 자신의 차에 태워 현장에서 500m가량 떨어진 건설회사 건물로 간뒤 3층 남자 화장실에서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현장인 3층 화장실 내부는 바닥 타일이 다수 깨져있고, 좌변기가 움직일 정도로 바닥과 접착 부분이 분리돼 있었다. A씨의 왼쪽 신발 한짝도 화장실서 발견되는 등 격한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윤씨가 화장실에서 A씨를 성폭행하려다가 반항에 부딪히자 A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범행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화장실에서 발견된 한방울 가량의 혈흔은 A씨와 관련 있는지 감식작업을 벌이고있다.

윤씨는 오전 1시 16분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A씨 시신을 싣고 회사 건물을 나와평택 방면으로 향하다가 오전 1시 35분 오산 갈곶삼거리 평택방면 CC(폐쇄회로)TV에차량이 찍혔다. 경찰은 윤씨가 이때 평택 진위배수지에 A씨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오전 3시께 용인 자신의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은 뒤 옷가지를 챙겨나온 윤씨는 다시 시신 유기장소인 평택으로 향하다가 같은 지점에서 오전 4시 30분 CCTV에 찍혔다. 윤씨가 집에다 벗어놓고 나간 옷에서도 몸싸움의 흔적이 역력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시신 유기장소를 둘러본 윤씨는 오전 6시 수원역 근처 회사에 다시 들렀다가 경찰이 A씨를 수색하는 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보고는 용인 집으로 다시 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오전 8시께 집을 나와 강원도 원주를 거쳐 충북 충주댐을 경유한 뒤 다시 원주 귀래면의 한 저수지로 가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윤씨는 가족과 회사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윤씨의 차량 트렁크에서 A씨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과 혈흔 추정 얼룩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는 이르면 16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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