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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들 번갈아가며 ‘변칙 운영’…예산조정소위 ‘누더기 심사’ 우려
뉴스종합| 2015-11-16 15:23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증원 논란으로 파행을 겪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특위가 16일 우여곡절 끝에 활동을 시작했지만 ‘누더기 예산 심의’ 우려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여야는 예산안조정소위 인원을 각각 1명씩 줄인 15명으로 맞추면서 이날 오전 감액 심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향후 소위 활동 중반에 위원을 교체ㆍ투입하는 식으로 변칙 운용하기로 해 예산안 심사의 전문성ㆍ효율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눠먹기식’ 예산 심사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예산안조정소위 명단에 추가로 이름을 올렸던 이정현 의원을 배제하며 8명 명단(김재경 위원장, 김성태 간사, 서상기, 안상수, 나성린, 박명재, 이우현, 이종배 의원)을 확정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추후 소위 활동 중반에 교체 투입될 전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왼쪽) 의원과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

이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위가 가동되도록 일단 내가 양보를 하고, 인천의 안상수 의원이 중간에 사ㆍ보임하는 쪽으로 원내지도부에서 융통성 있게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전남 순천ㆍ곡성) 의원으로 지역 안배 차원에서 추가로 소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배제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소위 개회를 위해 7명(안민석 간사, 이인영, 박범계, 이상직, 권은희, 배재정, 최원식 의원)이 회의에 참석했다. 새정치연합은 상임위원회별 심사마다 한 명씩 번갈아가며 위원직을 사ㆍ보임하는 방식으로 변칙 운영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성호 의원이 빠졌다. 특정 의원을 소위명단에서 완전히 배제할 경우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에 내린 ‘고육지책’이다.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15명의 정원을 무시한 채 소위 명단 17명을 발표하며 김재경 예결위원장의 반발을 샀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여야 원내지도부에 15명으로 줄인 명단을 다시 제출하라며 이틀간 소위 활동을 보류했다.

예산안조정소위 지역안배에 어려움을 겪던 야당은 여야 각각 1명씩 소위 인원을 늘릴 것을 여당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야당의 요구에 여당은 지난 12일 본회의 개최를 ‘거래’ 대상으로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지난 12일 본회의가 개최돼 국회 국토위원장ㆍ중앙선관위원 선출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등 안건이 처리됐다.

원내 지도부가 예산안조정소위 명단을 정하는 것은 그동안의 관례였으나 예결위 의결사항인 예산안조정소위 정원을 거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는 지적이다. 결국 예산안조정소위 증원 문제가 불거지며 소위는 소중한 활동 시간 이틀을 까먹게 됐다.

또 남은 소위 활동 기간도 의원들이 번갈아가면서 지역예산을 챙기는 등 변칙 운영이 예상된다.

여야는 소위의 지각 출범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소위가 늦어진 부분에 대해 야당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12∼13일 꼬박 대기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문제가 꼬이면 야당 탓으로 돌리는 묘한 습관이 있다. 여야 모두 실타래가 꼬이게 한 데 책임이 있다”고 맞섰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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