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LG화학·삼성SDI ‘긴장’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기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던 LG화학과 삼성SDI 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다임러의 벤츠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선 SK이노베이션은 새로운 ‘배터리 3강(强)’ 구도를 구축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라인의 가동률은 100%로 경쟁사의 두배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다임러의 벤츠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서 새로운‘ 배터리 3강(强)’ 구도를 구축중이다. |
중대형 생산설비를 기준으로 하면 LG화학 4.9GWh(기가와트시), 삼성SDI 4.8GWh, SK이노베이션 0.8GWh 규모로 아직 격차가 크지만 SK이노베이션은 효율가동으로 생산규모 열위를 극복하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매출은 전기차 1만대 수준.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선수주 후 라인투자 방식으로 효율을 최적화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로 덤핑 가격 수준으로 물량을 수주받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돈되는 수주만 받겠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다. 즉 100%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증설을 통해 신규 수주물량을 소화하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3사 모두 5년 이상의 가동물량을 수주한 상황이나 실제 가동률에는 차이가 있다”며 “당사는 투자-생산-마케팅을 연계하는 배터리 비즈니스 모델의 최적화를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을 눈여겨봐야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 시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을 밀어내고 전기차 시장 세계 1위로 부상한 중국에 국내업계 최초로 진출해, 현재 중국 4대 메이저 자동차 중 하나인 베이징 자동차와 JV(조인트벤처)로 안정된 물량을 공급 중이다.
베이징자동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2015년 누적 기준 점유율 20%로 중국 전기차 업체 BYD에 이어 2위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베이징자동차 및 베이징전공과 손을 잡은 합작법인 BESK(Beijing BESK Technology)처럼 SK이노베이션은 JV 등을 통한 글로벌 파트너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도 일가견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사우디 사빅(SABIC), 중국 국영정유사 시노펙(Sinopec)과도 손을 잡은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ㆍ기아차, 베이징자동차, 다임러 등 기존 파트너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영향력 있는 고객사와의 JV를 통해 지속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후발주자지만 기술력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것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내 핵심부품인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에 성공,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2위다. LiBS 사업을 통해 제품 개발 초기부터 공동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직계열화를 통한 사업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기술력이 필요한 파우치 타입 배터리 생산이 가능한 곳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단 2곳 뿐이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