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오락가락 장마철…도로의 폭탄 ‘맨홀뚜껑’ 주의보
뉴스종합| 2016-07-14 11:20
무게 40kg 시간당 50mm폭우땐
40초만에 공중으로 튀어올라
서울시 전체 60만개 육박
버스 강타등 사고 잇달아



제1호 태풍 ‘네파탁’ 등의 영향으로 7월 내내 장마가 예고된 가운데, 장마철 보행자 사고가 끊이질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의 최근 3년간 빗길 교통사고 3건 중 1건 이상은 여름 장마철(6~8월)에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선 맨홀 또한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다. 잠금장치 없는 하수도 맨홀은 집중 폭우가 내릴시 땅 위로 치솟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도로에 자리한 폭탄 ‘맨홀 뚜껑’=2014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서울 강남역 하수도관을 모형으로 실험한 결과를 보면, 무게 40kg 맨홀 뚜껑은 시간당 50mm 폭우에서 40초만에 튀어오른다. 서울시 전체 59만7119개 맨홀 가운데 26만4736개(44.3%)가 하수도관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잠금장치가 달린 맨홀은 약 20% 정도로, 나머지 맨홀에서 일부는 집중 호우시 실험처럼 튀어오를 위험이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실제 2014년 6월 경남 창원에선 솟구친 맨홀이 버스를 강타해 승객 2명이 부상, 지난해엔 전북 정읍에 맨홀이 차량 밑바닥을 때려 4m 가량 튕겨져 나가게 하는 등 관련 사고는 전국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오주석 도로교통공단 연구원은 “기습적인 폭우로 수압이 상승, 맨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맨홀이 흔들리는 게 보이면 10~15초 안에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마철 운전자 “보행자 안보여요”=운전 1년차 이승호(26) 씨는 “예전엔 운전자가 늘 먼저 보행자를 확인하는 게 맞는 줄 알았다”며 “폭우가 쏟아지면 그렇지도 않다는 걸 운전을 해보니 알겠다”고 했다. 14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서울시의 최근 3년 간 빗길 교통사고는 8614건으로 사망자 97명, 부상자는 1만2161명에 달한다. 그 중 여름 장마철 빗길 교통사고는 전체 38.0%인 3279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사망자와 부상자 또한 36명, 4861명으로 각각 37.1%, 39.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장마철에 교통사고가 몰리는 원인으로 보행자ㆍ운전자 인식 차이를 지목한다.

주재홍 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은 “보행자는 차량이 당연히 자신을 먼저 발견,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장마철 운전자가 비를 뚫고 보행자를 매번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며 “빗길에선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2배는 더 필요한데, 보행자를 볼 확률은 떨어지니 사고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않고 걷는 ‘스몸비(smombie)’ 현상이 빗길 교통사고를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스마트폰으로 인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2014년 1111건으로, 2009년(437건)보다 674건이 늘었다. 이에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밝은 옷과 우산, 특히 손에는 우산 외에 스마트폰 같은 짐 없이 걷는 게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