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김영란법 후폭풍] “저렴해도 5만원 이상”…고급 선물용 농수산물 비상
뉴스종합| 2016-07-30 09:01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김영란법 합헌 후 고급 선물용으로 주로 판매됐던 농수산물에 비상이 걸렸다. 한우를 필두로 명절 선물 중에서도 프리미엄 선물로 인기가 많았던 인삼과 고급 건과, 송이, 그리고 굴비 등의 판매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5만원 제품 미만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판매량 중 많은 비중이 명절 전후로 몰려있어 김영란법으로 해당 농가, 관련 제품들이 입을 타격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가 높은 상품은 대표적인 명절 고급 선물인 한우와 굴비다. 지난해 추석 한 백화점에 따르면 등심ㆍ채끝 약 2.8kg 세트는 48만원, 3.2kg 상당의 찜갈비는 26만원에 판매됐다. 타 백화점에서도 한우세트는 20만원~50만원 선에서 주로 판매됐다. 5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김영란법 시행 후 한우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경북도에서는 연간 매출이 9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우세트 [사진출처=신세계백화점]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홍보국장은 “과일 같은 경우 포장 박스 크기를 줄인다거나 하면 되지만, 한우 같은 경우 5만원짜리 선물세트로 구성하면 박스비, 택배비 등을 제외하면 딱 300g들어가는데 현실적으로 이게 선물세트로 팔리겠느냐”고 주장했다.

또다른 대표 고급 선물인 굴비를 비롯해 옥돔 등 수산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영광 굴비는 한 해 판매량의 70%가 명절 전후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판매 비중이 높은데, 역시나 원가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김영란법이 규정하는 선물 가격 상한선을 맞추기 쉽지 않다. 옥돔과 갈치 등도 수매 가격 자체가 높아서 이윤을 줄여도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굴비세트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꾸준히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인삼도 마찬가지다. 인삼은 절편이나 홍삼액 등을 제외하면 6년근 열 뿌리가 1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선물 세트를 만들게 되면 10만원 이하 상품은 거의 없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한우나 굴비로 대표됐던 고급 선물세트들이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공형태로 단가를 맞춰서 판매를 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관련 업계 타격은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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