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샤워부스, 직접 소비자 찾아갑니다”
뉴스종합| 2016-10-31 11:11
정요성 그라스텍 대표, 제2도약 선언
대형건설사에 욕실가구 공급불구
분양가 상한제로 B2B한계 판단
전동빨래건조대등 신제품 개발공급
“다음엔 수출기업화에 도전할것”



국내 욕실 ‘샤워부스의 원조’ 그라스텍(대표 정요성)이 B2C시장에 진출, 제2 도약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일부 고급 빌라에만 설치되던 샤워부스를 최초로 아파트에도 도입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샤워부스는 이제 소형 아파트, 일반주택 어디나 설치되는 필수 인테리어품목이 됐다.

최근 충북 음성군 소재 공장에서 기자와 만난 정요성(57) 그라스텍 대표는 “지금까지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과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중심으로 욕실가구를 공급해왔는데 성장성에 문제가 되고 있다”며 “최근 개발한 신제품을 중심으로 주요 가구업체를 통해 공급하며 B2C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정요성 그라스텍 대표가 충북 음성군 대소면 소재 자사 공장에서 생산한 샤워부스용 유리 앞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그라스텍은 지난 1997년에 설립된 인테리어자재 제조업체다. 업계에서 화장실문화를 욕실문화로 변화시킨 업체로 더 유명하다.

정 대표는 “과거의 화장실은 씻는 공간과 용변을 해결하는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아 항상 습해 쉽게 곰팡이가 생기는 청결하지 못한 공간이었다. 당사가 샤워부스를 선보인 이후 이 공간이 분리돼 위생문제가 해결되고 공간 활용도 효율적으로 변화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라스텍은 이후 샤워부스문 개폐 충격을 완화해 파손과 손가락 끼임사고를 예방하는 유압경첩, 안전유리 도입 등 지속적인 제품 개선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샤워부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욕실장, 선반 등 욕실가구 제조에도 뛰어들며 사업영역을 넓혔다. 특히, 수입에 의존하던 샤워부스용 유리 개발에도 성공해 환율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자 위기가 찾아왔다. 아파트 분양이 끊기면서 제품의 판로를 찾기 어려워진 것. 2012년 200억원을 넘겼던 매출액은 이듬해 8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B2C시장으로 눈을 돌린 건 그때다. 정 대표는 “건설사를 상대로 한 특판시장의 한계로 인해 B2C 분야에 발을 들여 놓을 수밖에 없었다. B2B와는 다른 B2C시장에 걸맞는 신제품 개발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라스텍이 당시 개발한 것은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인 건조가 가능한 전동 빨래건조대, 최근 특허 출원한 선풍기 내장 욕실거울 등. 아이디어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업의 최대 자산은 임직원이다. 그라스텍에 근무하는 20여명의 직원 중 절반이 10년 이상 장기근속자이자 우리사주 주주들이다. 정 대표는 10년 전 무상증자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줬으며, 매년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이같은 진정성 덕에 그라스텍은 지난해 2년 간의 부진을 딛고 매출액 137억원으로 다시 성장세로 전환됐다. 올해도 지난해 보다 10∼20%의 성장이 기대된다.

정 대표는 “개인의 발전이 곧 회사의 발전이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좋은 품질의 제품고 서비스는 직원의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전 직원들이 연구개발 인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품 개발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 역시 그런 의견들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귀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그라스텍을 향후 100년 이상 가는 회사로 만드는 게 정 대표의 목표다. B2C시장에서 성과를 거둬 수출기업화 하는 것은 정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다.

충북 음성=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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