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기계 안의 기계’정밀 웜 감속기 국산화
뉴스종합| 2016-10-31 11:13
영진웜, 국내 첫개발 수백억 수입대체 효과


오택춘 대표
‘기계 안의 기계’ 역할을 하는 정밀 ‘웜 감속기(worm reducer)’가 국산화됐다.

경기 시흥의 정밀기기업체 영진웜(대표 오택춘)은 국내 최초로 웜-감속기를 개발, 양산에 들어갔다. 이는 반도체라인, 의료장비, 갠트리로봇, LCD TV 제조라인 등 초정밀 분야에 들어가는 첨단 기어장치다. 벌레처럼 생긴 스크류 기어를 맞물리게 해 동력을 전달하고 제동하는 장치다.

영진웜은 세계 최초로 카벡스 방식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했다. 이 회사가 특허를 획득한 ‘듀얼 카벡스’란 2개의 서로 다른 피치를 가진 곡면으로 구성된 기어가 맞물려 기존 방식보다 접촉면을 높임으로써 정밀도를 대폭 향상시킨 기술을 말한다.

이번 개발로 연간 수 백억원대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영진웜이 개발한 웜 감속기는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의 경쟁사 제품에 비해 품질과 가격 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사 제품들이 선(線) 접촉을 통해 동력을 전달하는데 비해, 영진웜은 면(面) 접촉을 통해 동력을 전달해 30% 이상 효율이 우수한 게 특징이다. 또 가격도 독일산의 70% 수준으로 책정돼 벌써부터 해외에서 회사를 찾고 있다. 

영진웜이 독자 기술로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카벡스 방식의 웜 감속기.

중국 상하이의 숑밍(雄名)기계설비유한공사(대표 쉬원빈·徐文彬)는 영진웜을 찾아와 중국시장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사는 지난달 에이전트계약을 맺고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영진웜 오택춘 대표는 “30년 간 웜 감속기에만 매달렸다. 회전하면서 힘을 전달하는 감속기 기어의 접촉면을 높이려면 기어 안쪽 곡면의 ‘황금비율’을 찾아내는 게 기술의 핵심”이라며 “이 최적의 비율을 찾아내 이를 정교하게 가공하는 기술을 완성하는데 30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영진웜이 아시아 최초로 3대 1 웜 감속기를 개발함으로써 유럽 경쟁사들도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정밀 고효율의 듀얼리드 카벡스 감속장치는 기존 장치보다 효율이 향상돼 크기는 작으면서도 에너지절감 효과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오 대표는 “제품 출시 후 국내 주문도 지난달 20% 이상 늘었다”며 “아직 세계 시장에 알릴 기회가 없었으나 11월 초부터는 해외홍보와 마케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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