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훅INSIDE]‘회장님’들의 청문회 출석, 주가는 왜 올랐을까?
HOOC| 2016-12-06 19:56
[HOOC=손수용 기자]6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청문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재단 모금 등을 위해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8대 대기업 총수들의 출석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몰렸습니다.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총수들의 청문회 출석이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과연 이들의 청문회 출석이 주식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먼저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 대비 주가가 1.75%(3만원)오른 17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른 기업들의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청문회 출석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 대비 주가가 1.87%(2500원)오른 13만6500원에 장을 마쳤죠.

SK 역시 코스피시장에서 전일대비 1.29%오른 23만5000원에, SK텔레콤은 0.44%오른 22만9000원, SK하이닉스는 1.80% 오른 4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CJ는 4.06% 오른 17만9500원, 한진은 4.66%오른 2만8100원, LG는 1.06% 오른 5만7200원, 한화는 1.43%오른 3만5550원, 롯데쇼핑은 2.63%오른 21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죠.



예상과는 다르게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총수들의 기업 주가가 모두 오르며 거래를 마쳤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기업에 타격을 미칠 만한 질문이나 답변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함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청문회에 있었던 질문이나 상황이 기업들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위협이 될만한 상황이 없었다”며 “기업을 흔들만한 질문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청문회라는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주변의 증시 환경이 좋기도 했다. 미국발 훈풍이 우리 증시 상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돈이 주주들한테 가는 것이 아니라 ‘준조세’ 형식으로 비선세력과 정치권 등으로 흘러간다는 것이 이번에 큰 문제가 됐다”며 “이런 ‘검은 돈’들이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주주에게 제대로 연결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전 말하기도 했죠.

이날 청문회를 지켜본 많은 시민들은 불성실한 총수들의 답변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직장에서 틈틈이 청문회를 지켜봤다는 안 모(30)씨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대기업 오너들의 태도에 오히려 화만 더 났다”며 “어눌한 답변을 이어가는 몇몇 총수들의 모습을 보며 이들이 과연 면접을 보면 신입으로 그 기업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고 말했습니니다.

의원들의 질의도 날카롭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신 모(29)씨는 “유명한 ‘5공청문회’ 때 처럼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질문이 없었다”며 “일부 의원들은 기업의 변호인으로 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의 출석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청문회였지만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에 큰 도움이 됐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는 사이에 기업들의 주가는 오히려 올라간, 이해하기 힘든 청문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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