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2017년 기대되는 신약개발] 성장통 국내 제약업계 “해법은 신약개발” 다시 뛴다
뉴스종합| 2016-12-07 11:04
한미약품, 美서 당뇨 신약임상 3상
녹십자 면역글로블린 美 허가기대
동아에스티·종근당·SK 등
내년 신약개발 성과 가속도
관계자 “장밋빛 전망은 금물”조언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특히 제약업계는 지난 9월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해지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어느 때보다 침체된 분위기로 올 해를 마감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특성상 짧은 호흡이 아닌 긴 호흡으로 내년을 준비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결국 해법은 신약개발’이라는 정답을 향해 2017년을 준비 중이다. 



한미 당뇨병 신약 임상 3상 돌입, 녹십자 면역글로블린 FDA 허가 기대=우선 가장 기대되는 신약개발은 한미약품의 당뇨병 신약인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미국에서 임상 3상에 돌입하는 것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유사체로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주사제다. 현재 시판되는 제품들이 주1회 용법인 것에 비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장기지속형 제제로 2주에 1회 또는 월 1회 용법으로 복약편의성을 높이는 강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올 해 말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었지만 한미약품의 생산 일정 지연으로 일정이 약간 지연됐다.

한미는 지난 해 11월 에페글레나타이드와 함께 또 다른 당뇨병치료제인 ‘LAPS-인슐린115’, ‘LAPS-인슐린 콤보’를 포함한 ‘퀀텀프로젝트’를 프랑스 사노피사와 39억 유로(4조9000억원) 규모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그 중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이 가장 앞서 있으며 ‘LAPS-인슐린115’와 ‘LAPS-인슐린 콤보’는 미국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 한미는 얀센과 기술수출 계약을 한 주1회 용법의 지속형 당뇨-비만치료제인 ‘HM12525A’의 미국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녹십자는 내년 자체 개발한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이 미FDA의 허가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과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에 사용하는 혈액제제다. 이미 출시된 국내 시장과 중남미 및 중동 시장에서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녹십자는 당초 지난 해 말 미FDA에 허가 신청을 했다. 당시 국내 제약기업이 미국에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은 녹십자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미FDA는 IVIG-SN의 허가를 위해선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렸다.

녹십자 관계자는 “FDA에서 요구하는 보완사항만 충족한다면 허가에 대한 조건을 충족, 미국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종근당, SK, JW도 신약 개발 임상 진행 중=동아에스티도 신약개발이 활발한 제약사 중 한 곳이다. 동아에스티의 수퍼항생제인 ‘시벡스트로’는 이미 급성세균성감염증 적응증을 받고 미국과 유럽에서 발매돼 시판 중이다. 시벡스트로는 여기에 ‘폐렴’까지 적응증을 넓히기 위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시벡스트로 외에 당뇨병치료제인 ‘슈가논(DA1229)’도 미국에서 비알코올성지방간염치료제(NASH)로 승인받기 위한 임상 1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종근당 역시 현재 개발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이 4개에 이른다. 종근당이 개발 중인 약물은 이상지질혈증치료제, 헌터증후군치료제, 관절염치료제, 혈액암치료제로 초기지만 한국, 미국, 유럽 등에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SK케미칼의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는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인체약품위원회로부터 시판 허가를 권고 받았다. 앱스틸라는 A형 혈우병 치료를 위해 세계에서 최초로 SK케미칼이 연구 개발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를 가진 혈액응고 제8인자이다. 앱스틸라는 지난 5월 미FDA의 시판 허가를 획득, 판매에 돌입했고 EU 외에도 스위스, 호주 등에서 허가 심사 단계에 있다.

JW중외제약은 자체 개발중인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CWP291’에 대한 기대가 크다. CWP291는 암세포의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 국내 최초의 혁신 신약으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a상을 완료하고 임상 1b상을 추진하고 있다.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금물...제약업계 특성상 긴 호흡으로=한편 업계에서는 신약개발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만 그렇다고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경계해야 할 태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정부가 지난 2013년 내놓은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에 따르면 2017년은 글로벌 신약을 4개 창출해야 하는 해다. 하지만 현재 진행 과정으로는 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신약개발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올 해 한미 사태로도 확인됐듯이 R&D 여정은 쉬운게 아니어서 내년에도 이런 성장통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섣부른 기대감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만에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단기간 성과에 연연하기보단 긴 호흡으로 그 과정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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