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일반
[재계총수 청문회 이후] “어차피 해명 힘든 자리…죄인 취급에 이미지 타격 걱정”
뉴스종합| 2016-12-07 11:07
기업 내부평가 들어보니…

청문위원 질문에 답변하려는 말 자르고
해명 들을 시간 없다며 넘어가는 모습 아쉬워

정몽구·손경식 회장 건강 걱정하는 시선
실질적 업무진행 일부 차질 토로도


“총수들이 최순실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해명하기엔 부족한 자리였다”

28년만에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출석한 국회 청문회에 기업들의 내부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 국정조사’는 애초부터 총수들에 대한 면박과 망신주기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됐다. 이같은 청문회에 기업들은 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 기업 고위 임원은 “청문위원들이 질문에 답변하려는 총수들의 말을 자르고, 의혹을 해명하려고 해도 들을 시간이 없다고 하며 넘어가는 모습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치 총수들을 범죄인양 취급하는 모습이 대내외에 라이브로 중계됐는데 이는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는 ‘삼성 청문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청문위원들의 질의가 쏠리며 상대적으로 다른 총수들에 대한 관심이 덜 집중됐다. 삼성 측으로선 곤혹스러웠지만, 다른 기업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전체 질의의 60%가 집중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은 일단 “할말은 다 했다”는 분위기다. 쏟아지는 질문에 이 부회장이 힘들어 한 모습도 보였지만 최대한 선을 지키려 노력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 측은 정몽구 회장의 건강상의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업 및 국가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역력한 모습이다. CNN 등 외신에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국내 재계 총수들의 모습이 보도되는 것 자체가 글로벌 기업으로서는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기업 이미지뿐 아니라 실무적인 업무 진행에도 일부 차질을 빚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홍보 등 현대차의 일부 전략 기획 파트는 정 회장의 청문회 출석이라는 비상 상황 속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처리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담담하고 명쾌한 답변이 좋은 평가를 받은것으로 보인다 자평했다. 특히 K스포츠재단의 80억 추가요청을 거부한 사실에 대해 자신감있게 답변한 것에 대해 신뢰감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한화그룹은 정유라 씨에게 고가의 말 두필을 제공했다는 새로운 의혹에 발빠르게 대처했다. 김승연 회장의 모른다는 답변에 사실관계를 확인해 회사 측이 적극 대응하며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는 악순환을 차단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태도가 지난해 국정감사 때보다 나아졌다는 평이다. 특히 어제 전경련 탈퇴를 묻는 질문에 신 회장이 손을 번쩍 둔 것이 ‘리더’같은 모습을 보여줬고, 평소 자기 소신을 눈치 안보고 이야기하는 신 회장의 스타일이 그대로 나타났다고 평했다.

CJ그룹은 고령의 손경식 회장의 건강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룹 관계자는 “그간 CJ그룹에 대해 대가성 사면, 차은택의 압력 여부 등에 대한 의혹이 있었는데, 공론화된 자리를 통해 의혹에 대한 명확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손 회장님도 또박또박 답변을 잘 하셨다는 평이다”라고 전했다. 

재계팀ㆍ유통팀/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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