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
자동차 ‘2017 CES’를 접수하다
뉴스종합| 2016-12-12 11:29
개막 20여일 앞둔 북미전자전시회
車 관련제품 전시 기업 477곳
게임·로봇·통신기기보다 많아
전시장 배치도 최우선으로 고려
미래 콘셉트카등 본격 자리잡을듯




개막을 20여일 앞둔 ‘북미전자전시회(CES) 2017’에 가장 많이 출품된 품목은? 답은 자동차 부품이다. 냉장고, 세탁기, TV 같은 전통 전자기기와 부품이나 사물인터넷(IoT), 모바일보다 더 많은 자동차 부품들이 각 기업 부스에 전시되는 것이다.

12일 CES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시회에 출품될 품목 중 자동차 관련 제품을 하나 이상 전시하는 기업은 모두 477곳에 달한다. 게임 관련 제품(352개), 로봇(305개), 통신 기기 및 장비(325개)보다 많은 숫자다. 자동차 관련 제품보다 전시가 더 많은 것은 스마트홈과 기기(1043개), 웨어러블(824개) 정도 뿐이다. 하지만 스마트홈과 기기에는 전통 가전부터 최신 IoT 제품까지 모두 포함됐고, 또 웨어러블에는 각종 소형 센서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관람객들이 CES 2017에서 가장 많이 체감할 수 있는 제품은 자동차 관련 부품들이다.

전시장 배치에서도 ‘자동차’ 선호 현상이 최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라스베거스 내 컨벤션센터 및 복수의 전시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CES에서 주최측은 메인 무대 격인 동쪽 전시관 한쪽을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등 완성차 및 주요 차 부품 업체들의 전용 공간으로 꾸몄다. 또 세계 전자 업계의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메인 연설 시간을 토요타와 현대자동차에 배정하기도 했다. 포드, GM 등 미국의 자동차 빅3, 그리고 일본 혼다, 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10여 곳도 독자 부스를 예약했다.

양 뿐만 아니다. 질적인 면에서도 자동차 업체들은 CES를 주요 모터쇼 이상으로 핵심 전시회로 꾸미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CES 2017 메인 연설을 통해 자율주행 및 무공해 자동차의 미래를 설명한다. 또 인근 도로에서는 현대차의 첫 자율주행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도로 시연도 계획하고 있다.

일본 혼다는 아예 신차를 모터쇼가 아닌 전자제품 전시회 CES에서 발표한다. ‘협력하는 이동 생태계’를 테마로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할 혼다는 새 전기차 컨셉 모델 ‘뉴V’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일본 코코로SB가 개발한 감정 엔진을 탑재한 이 차는, 단순한 자율 주행을 넘어 운전자의 감정에 따른 주행 및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전기차 전문 미국 기업인 패러데이퓨처도 첫 양산형 완성차 모델을, 모터쇼가 아닌 CES에서 공개한다.

자동차 업체들의 약진에 맞서는 전통 전자 업체들의 무기 역시 자동차다. 지난 10년 전부터 자동차 관련 부품과 베터리 및 디지털 전자장치 같은 전장 부품 사업 확대에 노력했던 LG전자, 또 최근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전격 인수한 삼성전자, 그 외 일본계 복수 전자업체들은 자사의 신기술과 부품이 담긴 벤츠, 폭스바겐 등의 자동차를 전시장 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ES가 전통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고, 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열리는 점도, 이 같은 전자쇼의 모터쇼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과거 CES 전시장 한 쪽에서 카 오디오나 내비게이션 등 부품을 모아 전시했던 것을 넘어, 올해부터는 메인 전시장에 다양한 신차와 미래 콘셉트카가 자리잡은 모습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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