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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입맛 잡은 김치, 수출 탄력 받는다
뉴스종합| 2019-07-05 11:43
김치 수출 규모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전체 수출액 중 미국 비중 9→13%로
풀무원·대상 등 미국 유통 채널 강화
“한류와 발효음식 인기에 소비 늘어”


대상 종가집 횡성 공장에서 생산직원들이 김치를 만들고 있다. [대상 제공]

국내 포장김치의 미국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풀무원은 최근 월마트 등 미국 내 5000개 매장에 김치를 입점하며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5월 전북 익산에 글로벌김치공장을 열고 연간 1만톤의 김치를 수출용으로 생산한다. 국내 김치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는 대상 종가집의 미국 수출액도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성장세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김치 수출액은 2015년 7350만달러에서 2016년 7890만달러, 2017년 8140만달러, 2018년 9750만달러로 3년간 약 33% 증가했다. 한국 김치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일본으로 지난해 전체 수출 규모의 58%에 달했다. 2위는 미국으로 전체 규모의 9%를 자치했다.

특히 미국 시장은 수출 증가가 두드러진다. 주요 유통채널에 새롭게 입점하는 김치가 늘어나면서다. 미국 김치 수출액은 2017년 7260만달러에서 지난해 8970만달러로 23%가량 증가했으며, 올해는 현재까지(1~5월 누적 기준) 5808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8.9%, 2018년 9.2%에서 올해 13.3%로 늘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김치는 맛김치 위주다. 포기김치는 섭취량이 많아 오래 두고 썰어먹는 우리나라에 적합하지만, 현지에서는 취식 편의성을 높인 소포장 김치가 많이 판매되고 있다. 젓갈을 사용하지 않은 김치, 순한맛, 백김치 등 현지화 전략에 따라 입맛에 맞게 종류가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는 아시아푸드 매대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K팝 콘텐츠를 즐겨보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BTS, 류현진 같은 미국 내 한류 스타의 팬이 생겨나면서 한국 전통음식인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했다.

미국에서 발효음식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도 김치 수출의 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이전엔 발효음식이 가진 균에 대해 막연한 불신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이 발효음식의 건강 성분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접하며 인식이 바뀌고 있다”면서 “김치를 이용한 요리 및 가공품인 김치 타코, 김치 버거, 김치 주스 등에 대한 미국 내 소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초부터 미국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소매점 입점을 늘리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식품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 채널은 하이퍼마켓·슈퍼마켓이 73.9%로 압도적이다. 현지 진출의 주요 경로인 만큼 유통망 확보가 관건인 셈이다.

국내 최초 포장김치 브랜드 ‘종가집’은 1988년 출시 이후, 1990년대부터 수출을 시작했다. 대상은 미국 코스트코와 샌프란시스코 럭키슈퍼마켓 등에서 종가집 김치를 판매해 왔다. 올해 초엔 샌프란시스코 내 코스트코 7개 매장에 종가집 김치를 새롭게 입점했다. 풀무원은 지난 2년간 월마트의 까다로운 심사 끝에 김치 입점에 성공했다. 1991년 미국에 진출해 두부를 판매하며 갖춘 물류망이 기반이 됐다. 2016년에는 미국 두부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하며 미국 전지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 이번에 미국에 수출하는 풀무원 김치 역시 나소야 브랜드를 달고 판매한다.

대상 관계자는 “약 5년 전만 해도 미국 내 김치 구매 고객의 90% 이상이 현지 한인이었는데 최근엔 백인계 등 현지인들의 구매 비율이 평균 30%까지 늘었다”며 “일본 시장에 수출이 집중됐던 김치가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나 남미 등 원거리 지역으로까지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도 비비고 김치를 미국, 일본, 베트남 등 28개 국에 수출 중이다. 비비고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전년 대비 30%가량 성장했다. 대상과 풀무원은 수출 김치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유통하는 반면 CJ제일제당은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물량이 큰 일본과 중국, 베트남의 현지 공장을 인수해 생산 중”이라며 “미국 PGA 주요 대회에서 비비고 컨세션 부스를 운영하며 올해 처음 김치 메뉴를 선보이는 등 미국 시장 공략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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