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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父 “CJ ENM, 잠잠해질 때까지 붙잡은것…딸 두번 희롱”
뉴스종합| 2019-10-04 15:14
케이블 채널 엠넷 ‘아이돌학교’ 출연 당시 가수 이해인. [엠넷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아이돌 연습생 출신 가수 이해인(25)의 아버지인 이모(52) 씨가 딸이 출연한 생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에 대해 문자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해인은 CJ ENM 계열 케이블 채널 엠넷이 2016년과 2017년 각각 방송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프로듀스 시리즈’ 시즌1)’과 ‘아이돌학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돌학교’ 출연 당시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얼굴이 알려져 있던 이해인은 9명을 뽑는 데뷔 멤버에 포함될 것이 유력했지만, 최종회에서 방송된 시청자 문자 투표 결과 탈락했다. 이해인은 당시 11위를 차지했다. 최근 경찰은 ‘아이돌학교’와 함께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방송된 ‘프로듀스’ 시리즈 시즌 1~4(시즌2 ‘프로듀스 101 시즌 2’·시즌3 ‘프로듀스 48’·시즌4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 X)’)에 대한 투표 조작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 씨는 4일 보도된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프듀 X’에서도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며 “취업사기”라는 표현을 썼다.

이 씨는 “딸이 ‘아이돌학교’에서 최종 탈락했을 당시에도 투표 조작이 의심스러웠다”고 했다. 당시 이 씨의 팬커뮤니티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이해인 갤러리’에서는 이해인이 실제로 얻은 투표 수보다 제작진이 공개한 투표 수가 적게 나왔다며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 씨는 당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던 사정을 털어놨다. 그는 “‘아이돌학교’의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된 2017년 당시 문제 제기를 하고 싶었지만 딸이 나중에 데뷔하는데 문제가 될까 봐 그냥 넘길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최근 경찰의 수사를 통해 ‘프듀X’의 투표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용기를 내게 됐다”고 했다.

이어 “딸이 ‘아이돌학교’에 출연하고 있을 때 CJ ENM 측이 계열사인 A연예기획사와 계약을 하자고 제안했다”며 “제안을 거부하면 딸이 데뷔를 하는데 불이익을 받을까 봐 계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CJ ENM 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J ENM 측이 ‘아이돌학교’에서 탈락한 연습생들을 따로 모아 나중에 데뷔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방치된 딸은 다른 회사라도 알아보려고 했지만 오랫동안 계약을 해지해 주지 않았다”며 “경찰 조사를 통해 투표 조작이 사실로 확인되면 모든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아이돌학교’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제작진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씨는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한 2일 새벽에 ‘이해인 갤러리’에 ‘우리 딸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너무 억울하고 비인간적인 일에 참을 수가 없어 딸 모르게 글을 올린다”고 말을 꺼냈다.

이 씨는 인터뷰 내용 대로 딸의 CJ ENM 계열 회사와 계약했지만 제대로 활동을 못한 사실을 해당 글에 적은 뒤 “딸아이가 고집을 부려 연습생 생활을 계속 하다 올해 여름에서야 회사를 나왔다”며 “계약 해지도 늦어져 딸아이는 그 회사 덕분에 시간 낭비만 하게 됐다.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아이를 데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딸이)시골에서 올라가 8년을 연습생을 하고 조금 알려져서 다른 데 가서 드라마나 일이 들어왔다고 이야기했을때 그걸 시켰어야 했다”며 “데뷔한 팀 백댄서 일 같은 것만 시키고 1~2년 정도를 또 보내버려 이제 뭘 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건 회사의 너무 심한 처사 아니냐”고 분개했다.

이 씨는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투잡’을 뛴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세상 사는 게 다 힘든 세월이지만, 저도 건재 사업 망하고 딸이 계속했던 것을 그만두게 하지 못해 낮에 일하고 야간에 탁구 코치해 가며 뒷바라지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CJ ENM 측이 딸을 희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 문제 때문에 딸 팬들이 변호사를 사서 출연했던 프로그램도 고발해 조사도 하고 있다 하는데 만약에 조작한 것이 증거로 드러나면 두 번이나 어린 딸을 희롱한 것”이라며 “도저히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동인 것 같아 너무 억울해서 글을 올립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이해인은 별다른 입장을 내아직 밝히지 않았다.

CJ ENM 측은 동아일보를 통해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던 연습생들 중에서 데뷔 가능성이 있는 연습생들에게 전속계약을 하자고 요청했고 이해인이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해인이 최종 멤버에서 탈락한 뒤에도 데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잘 되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해인이 데뷔가 잘 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기획사를)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몇 달간의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친 뒤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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