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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딸기·서천 김으로 지역민 일자리 탄생…상생사례 살펴보니
뉴스종합| 2020-03-23 07:01

올해 65세인 정진향 할머니는 자칭 ‘서천 최고령 수출역군’이다. 충남 서천의 김 가공업체 서래야 공장으로 매일 출근해 해외로 수출할 김자반을 포장하는 작업을 한다. 어르신의 업무 역량은 청년 못지 않다. 서래야에서 매달 뽑는 이달의 우수 사원에 세 번이나 연속으로 뽑혔을 정도로 깔끔한 일솜씨를 자랑한다. 정씨가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서래야의 핵심 인재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중부발전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있었다.

서래야는 한국중부발전이 출연한 기금 3억원으로 김 가공공장과 냉동창고를 신축하면서 현지의 고령 주민들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서천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이 34.7%로 충남에서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지역에 청년 인구가 적다는 단점을 아예 뒤집어, 서래야는 일자리의 90%를 어르신들로 채웠다. 서래야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성실하고 꾸준하다”고 전했다.

사랑그림숲에서 수곡면 주민들이 생산한 딸기로 컵과일을 만드는 모습

진주에서는 비슷한 방식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마련됐다. 진주 수곡면의 사랑그림숲은 지역 주민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해주고, 장애인들에게는 일감을 주는 곳이 됐다. 더불어 주민들의 쉼터 역할도 하고 있다. 사랑그림숲은 한국남동발전이 출연한 기금을 바탕으로 지역주민들이 재배한 딸기 등 농산물을 구매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은 이를 컵과일이나 각종 과일청, 고구마칩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사랑그림숲은 온라인으로도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농산물 가공식품이 잘 팔릴 수록, 지역주민들도 농산물 판로가 확대돼 서로 이익인 셈이다.

사랑그림숲에서 만든 컵과일과 과일청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입점하기 어렵다는 백화점 판로를 열어주기도 했다. 프리미엄 식품브랜드인 명인명촌은 현대백화점이 4억원을 출연해 브랜드 가치에 걸맞는 ‘명품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엄선하면서 출발했다. 굴다리식품의 젓갈 등 ‘명인’들이 고집스럽게 만들어낸 식품들은 기금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홍보하면서 백화점에서도 판매하게 됐고, 소비자들에게도 프리미엄 식품으로 인지됐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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