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하나“ 비판에 美서부 산불현장行
뉴스종합| 2020-09-13 08: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전용차에 탑승한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네바다주에서 열리는 기금모금행사에 참석하려고 매릴랜드주에 있는 앤드류스합동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이다. 그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서부 지역을 초토화하고 있는 산불현장을 결국 찾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州) 등에서 피해가 확산하는 데도 최소 3주간 이에 침묵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12일(현지시간) 폭스11로스앤젤레스(LA)와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백악관 관료들은 이날 이들 매체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4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카운티에 있는 맥클레랜공원을 찾아 피해상황 등을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 기지로 활용하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캘리포니아행은 산불이 서부지역에 ‘역대급’ 피해를 내고 있는데도 대통령이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자 결정됐다는 점에 일부 미 언론은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을 비판하자, 그는 지난 11일이 돼서야 트위터를 통해 산불에 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주에 걸친 산불과 싸우고 있는 2만8000명 이상의 소방관 등에게 감사한다”며 화재대응보조금을 포함한 재난선포를 했음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이날부터 13일까지 네바다·애리조나주에서 대선 기금모금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캘리포니아가 이들 주와 인접한 만큼 산불 관련 보고를 받는 일정이 추가된 셈이다.

백악관 측은 이른바 ‘늑장대응’이라는 언론의 지적을 일축했다. 저드 디어 대변인은 e-메일을 통해 “8월 중순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전화로 자연재해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했다”며 “개인과 공공부문 지원을 위한 중대재난선언도 8월 14일 승인했다”고 말했다.

저드 디어 대변인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연쇄 산불 때도 현장을 찾아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폭스11LA는 “뉴섬 주지사가 11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생산적인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고도 전했다.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금모금행사가 예정된 네바다로 떠나기 위해 매릴랜드주에 있는 앤드류스합동기자에 도착, 언론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전용기에 올랐다.

미국 서부 해안 지역을 휩쓸고 있는 산불로 폐허가 된 오리건주 밀시티의 모습. [AP]

USA투데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등 서부 해안에 걸쳐 있는 3개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번지고 있는 산불로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주별 사망자는 캘리포니아가 최소 19명, 오리건 6명, 워싱턴 1명 등이다. 산불은 지난달 중순 낙뢰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에선 주 역사상 피해규모가 1·3·4위에 해당하는 대형 산불 3건이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다. 6300여개의 건물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입었다.

서부 3개 주의 피해 면적만 따져도 1만9025㎢로 대한민국 국토 면적(10만210㎢)의 약 5분의 1(19.1%)에 해당한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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